예비군 훈련장에서 총기난사 사건을 수사 중인 군은 14일 가해자가 범행 전 자신의 친구에서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 10건을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 또 사고당시 통제 장교 등은 대피하는데 급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육군 중앙수사단(중수단)은 이날 총기난사 사건에 대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계획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사전 계획된 범행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
중앙수사단에 따르면 가해자 최모(23)씨는 지난달 22일 자신의 친구에게 '5월12일 난 저 세상 사람이야 안녕'이라며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메시지를 10건 보냈다. 5월12일은 이번 동원훈련를 위해 입소한 날이다.
최씨에게서 해당 메시지를 받은 친구는 초·중학교 동창으로, 어머니들끼리도 잘 아는 사이라는 게 중수단의 설명이다.
중수단은 최씨가 남긴 유서와 친구에게 보낸 휴대전화 메시지 등이 계획된 범행의 근거로 판단하고 있다.
중수단 관계자는 "최씨가 사격장 조교에게 '1사로(사격구역)가 잘 맞는다'며 자리를 바꿔달라고 요구했다"며 "일부 예비군들로부터 이 같은 요구를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최씨와 다른 예비군들과 마찰 여부에 대해서는 "마찰은 없었다"며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계속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총기를 안전고리 장치에 제대로 고정했는지에 대해 "조교가 확인하게 돼있는데, 채우는 건 정확히 못 보고 사고자가 만지작 거리는 걸 봤다고 한다"며 "의도적으로 안 채운 것으로 보이고, 총을 거치대에서 이탈 시켜서 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전고리는 예비군이 채우게 돼있고, 조교가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데, 이 조교는 정확히 확인 안 하고 손으로 만지는 걸 봤기 때문에 채웠구나 한 것"이라며 "최초에 사고자가 안전고리를 걸었다가 풀었는지, 아예 걸지 않은 것인지 확인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중수단은 최씨가 입대 전 과다 행동성 상실 장애로 정신과 진료를 받은 기록이 있고, 전역후에도 적응 장애로 진료를 받은 사실이 확인했다. 또 현역 시설에도 인성검사를 통해 우울증 증세가 나타나 B급 관심병사로 판정을 받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총기난사 당시 순식간에 일어났다는 게 중수단의 설명이다.
중수단 관계자는 "가해자가 첫 발을 발사한 뒤 자살할 때까지 8발을 쏘는 동안 10초 이내에 상황이 끝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사격 당시 현장에 있던 통제 장교 3명과 조교 역할을 맡은 사병 6명은 상황을 차단하고 사태를 수습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은채 대피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