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자살 중학생은 가해학생의 게임 캐릭터를 키우던 중 해킹을 당했고, 바로 이 때부터 가해학생의 폭언과 폭행이 시작됐다. 게임중독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피해는 심각하다. 게임을 하지 말라고 말하는 엄마를 죽여버리고 싶다고 말하는 아이들이 부지기수다. 하지만 어떤 언론도 상업적 게임문화의 폐해에 대해 다루지 않았다”
학생들이 게임에 중독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한편 건전한 놀이문화 형성을 위해 힘쓰고 있는 놀이미디어교육센터의 김희경 사무국장을 만나 게임중독에 빠진 학생들의 피해를 들었다. 다음은 김희경 사무국장과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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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경 사무국장이 게임중독에 빠진 학생들의 실태를 전하고 있다. ⓒ신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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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게임중독 실태가 얼마나 심각한가.
“행안부 전수조사로 밝혀진 수만 140만명이다. 하지만 게임을 심하게 하는 아이들이 조사에서 딱 잡아떼는 경우가 많아, 실제 수치는 이보다 훨씬 클 것이다. 엄마가 인터넷을 한 달간 끊는다고 하면 아이들이 때려 죽인다고까지 말한다. 초등학생들에게 그림을 그려보라고 하면 15%가 넘는 아이들이 잔인한 게임을 그린다.”
-학생들이 게임중독으로 입는 피해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설명해 달라.
“학생들에게 일종의 금단현상이 심하게 나타난다. 교실에서도 게임 생각만 하고 일상생활에 집중을 못한다. 선생님이 말해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아이들이 즐겨하는 게임 중에는 해서는 안될 성인게임도 많다. 학생들은 어려서부터 게임을 통해 폭력을 학습한다. 대구 중학생 자살사건도 게임중독이 큰 원인라고 생각한다. 죽은 아이에게 게임캐릭터를 육성하라고 했더라. 또 10대를 전후해 뇌가 발달하는데 장시간 게임에 노출되면 전두엽을 사용하지 않아 판단기능이 저하된다. 결국 나중에는 죄책감마저도 못 느끼게 된다.”
-게임중독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어느 정도인지.
“교육 자체가 획일적인 경쟁교육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할 길이 없다. 결국 게임의 세계로 더 빠져든다. 문제는 게임의 세계는 철저한 상업세계라는 것이다. 그 안에는 자본주의적인 전략들만 난무하고 아이들의 꿈은 관심조차 없다. 철저하게 돈을 벌기 위해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몰입·중독될 수 있을지를 연구한다. 하지만 국가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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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하지 말라는 엄마를 아이가 칼로 찌르는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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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중독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이 있는가.
“자극적인 게임 하나 만드는 데 몇백억씩 들어간다. 정책적 변화가 있기 전까지는 해결이 쉽지 않다. 국가가 게임산업을 단속할 필요가 있다. 한국보다 게임산업을 먼저 시작한 미국의 경우에는 철저하게 아이들을 보호한다. 부모 동의 없이는 하지 못하도록 캐시는 오로지 신용카드로만 충전할 수 있다. 부모가 게임회사의 고객이 되기 때문에 게임을 함부로 만들 수 없는 것이다. 한국은 캐시충전 방법이 26가지나 된다. 심지어 교통카드로도 충전이 가능하다.
셧다운제와 함께 피로도시스템을 시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게임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포인트가 절반으로 깎이는 것이다. 몇 시간 지나면 점수가 다 없어지니까 게임시간이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근본적으로는 학업의 경쟁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롭게 해줄 필요가 있고 가정도 아이들을 잘 돌봐야 한다. 모든 것이 다 맞물려 있기 때문에 사전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게임중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