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의 수도 카트만두를 강타한 대지진으로 사망자가 2천500명을 넘어서는 등 인명 피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네팔 재해대책본부는 26일 오후 6시(현지시간) 현재 사망자가 2천430명, 부상자는 6천 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또 네팔등반협회는 지진으로 에베레스트산에서 눈사태가 발생해 18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유엔은 전기와 수도가 끊기는 바람에 네팔에서만 660만 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80년 만에 최악의 이번 지진은 주변국에서도 영향을 받아 인도와 방글라데시, 티베트, 파키스탄 등에서 최소 61명이 사망했다.
26일에도 규모 6.7의 강력한 여진이 카트만두 동북쪽에서 발생하는 등 이틀째 규모 4.0~6.7의 여진이 수십 차례 이어지고 있어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리히터 규모 6.7의 여진이 발생해 건물들이 흔들리고 주민이 공포에 휩싸였다.
미렌드라 리잘 네팔 정보장관은 강진에 따른 사망자가 4천500명에 달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으며, 국방부는 5천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오후 카트만두에는 계속되는 여진에 까마귀의 울음소리와 사람들의 겁에 질린 비명으로 도시 전체가 공포에 휩싸였다.
카트만두 외곽 가장 오래 된 지역들에서는 지진에 무너진 건물 중 현대식 건물이 거의 없어 충격을 줬다. 카트만두에는 구조적으로 취약한 소형 벽돌 아파트 건물이 많다.
구조대가 심각한 구조적 손상을 입은 건물이 많다고 경고했으며 이에 추가 건물 붕괴 위험으로 사망자수가 얼마나 늘어날지 미지수다.
구조대는 또한 진원지 인근에서는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지질조사국은 진원지가 카트만두에서 북서쪽으로 약 80㎞ 떨어진 람중 인근이라고 밝혔다.
현지 정부 관계자인 프라카쉬 수베디는 이날 전화 인터뷰에서 이 지역 도로에 산사태가 발생해 구조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며 구조대가 등산로를 따라 트레킹으로 오지 마을로 갈 예정이며 헬기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팔 당국은 열악한 현지 사정으로 곡괭이와 맨손으로 잔해를 치워가며 이틀째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아직도 많은 사상자와 실종자가 건물 잔해 속에 갇혀 있어 구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인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상자는 카트만두 북쪽 70㎞에 있는 어퍼 트리슐리 지역에서 근무하던 한국인 건설업체 직원 1명과 카트만두 북쪽 샤브로베시를 여행 중이던 50대 부부 등 모두 3명으로 집계됐다.
AP는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 인근에서 지진에 의해 발생한 눈사태로 다쳤다가 구조된 사람 중 한국인이 1명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으나, 사실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주네팔 한국대사관과 외교 당국은 네팔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이 650여명이고, 다수 여행객이 있는 만큼 피해 여부를 계속 확인하고 있다.
이번 지진은 5월 히말라야 등반 시즌을 앞두고 발생해 관광객 피해도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베레스트에서 지진 여파로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해 적어도 19명이 숨지고, 61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지진 당시 에베레스트 주변 3개 캠프에는 등반객과 셰르파가 1천 명이 있었으며, 수백 명이 여전히 산에 갇혀 있다.
부상으로 하산한 셰르파 젤루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망자가 늘어날 것"이라며 "(산사태로) 천막이 다 날아가 버렸다"고 전했다.
산타 비르 라마 네팔등산협회 부회장은 해발 6천400m의 베이스캠프에 있던 100~150명이 연락이 끊긴 상태라며 대부분이 눈 밑에 파묻혔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네팔 관광청은 베이스캠프에 있던 52명을 구조했으며, 이중 35명을 카트만두로 공수했다고 발표했다.
관광청의 툴시 가우탐은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은 도보로 산에서 내려가고 있으며 나머지는 항공기로 대피시키는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네팔에는 히말라야를 오르거나 트레킹을 하려던 외국인 관광객이 3만여 명이 방문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대한산악연맹에 따르면 한국인 전문 산악인들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지만, 일반 여행객의 피해 현황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여진으로 추가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피해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네팔 정부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을 동원해 헬리콥터로도 수색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