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선교신문=오픈도어선교회] 박해는 정신적인 충격을 준다. 그런데 우리는 박해가 얼마나 자주 희생자들의 마음과 감정과 영혼에 상처를 입힐 것이라고 생각할까. 박해로 인한 증상은 전쟁을 경험한 군인이 겪는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와 비슷하다.
우리는 박해에 대한 소식을 들을 때 매우 영적인 의미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예수님께서 "의를 위하여 핍박받는 자는 복이 있나니"라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누군가가 매를 맞고 감옥에 갇히고 도망 다니고, 또는 가족들이 재산을 다 잃어버리고 몇 달 동안 난민촌에서 살아간다는 소식을 접할 때 우리는 그것을 '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박해 소식들 뒤에는 사람들의 고통이 담긴 이야기가 있다. 오픈도어의 상담 지원팀들은 그들의 많은 이야기들을 들어주고, 목사들과 지도자들을 훈련시켜서 그들이 맡은 공동체 내 정신적 충격으로 고통당하는 자들을 도와주게 한다.
팀원 중 한 명이 어린이들을 향한 긍휼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가 난민촌을 방문했을 때 정상적인 생활로 되돌아가려고 노력하는 가족들을 보게 되었다. 하지만 어린이들이 총에 머리를 맞아서 죽은 아버지를 보고, 이슬람을 받아들여야 하고,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인두세(jizya tax)에 시달리고, 죽임을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이들이 정상적인 생활로 되돌아갈 수 있을까? 남자들은 주체할 수 없는 분노를 자녀들에게 풀고 있다. 지원 단체들은 음식, 옷, 거처 등을 마련해주고 있지만, 생존자들에게는 턱없이 부족할 뿐이다. 한 오픈도어의 사역자는 "우리는 고통의 시간을 걷고 있는 사람들 곁에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가진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심리치료사들이 시리아에 있는 기독교 지도자들을 만나기 위해 2008년에 초대받았다. 그 지도자들은 이라크의 박해로 인해 유입된 난민들을 돕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때부터 오픈도어는 전문가들을 통해 다마스쿠스에서 상담자들을 훈련시키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오픈도어는 항상 사역의 현장성을 중요시합니다. 사역자는 그저 훈련을 시키고, 자원을 지원하는 것만이 아니다. 사역자들은 박해 받은 사람들을 감싸고 그들과 함께 기도하며 그들을 위로해야 한다. 상담은 이러한 일의 자연적인 확장이다. 오픈도어 상담가는 "우리가 하는 일의 주된 목표는 사람들이 그들의 고통과 상실감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돕고, 전체 이야기 속에서 하나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역은 깊은 기독교 신앙에서부터 출발하지만, 최첨단의 치료 방법 또한 사용한다. 상담자는 상처받은 희생자들의 분노, 회상, 불면증, 식욕 감퇴, 무력감의 증상 등이 당연한 것임을 이해하게 해준다. 기독교인이라고 상처를 안 받는 것이 아니며 박해를 받은 사람들에게 이런 것들이 정상적인 과정이고, 미술이나 연극, 또는 놀이를 통해 표출해 낼 수 있음을 알려준다. 한 상담 치료사는 "정신적 충격은 언어를 주관하는 왼쪽 뇌를 악화시켜요. 그래서 창의적인 표현 연습은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양쪽 뇌를 서로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지요. 그리고 이것이 그들이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요. 그리고 스스로 이야기할 때 많은 치료가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치료과정에는 자연적인 슬픔의 순환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부분이 있다. 사람들은 그들이 인생의 여행 중이고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서 자신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배운다. 상담 치료사는 환자에게 절박한 상황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예수님은 어디에 있나요? 그분이 거기에 계신가요? 그분이 말하는 것을 들을 수 있나요? 그분이 당신을 들을 수 있나요? 그분이 당신을 볼 수 있나요?" 등의 질문을 통해 혼란스런 상황 속에서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한다. 박해받은 사람들이 절박한 상황 속에서 탈출할 수는 없었을지도 모르지만, 이런 시간을 통해 그들 앞에 놓여있는 빛을 보게 할 수는 있다.
정신적 충격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상담자들 또한 박해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들로 인해 당황하게 되는 것은 정상이다. 아니면 박해받은 사람들이 그들의 상황 속에서 고통스러워 할 때 치료사들은 그곳을 떠나거나 집에 갈 수 있기 때문에 죄의식을 느끼기도 한다. 한 상담가는 이라크에 사는 한 수녀의 이야기를 말해주었다. 한나 수녀는 강간을 당한 기독교인 소녀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이 소녀들은 사회로부터 소외를 당한다. 중동에서 그들은 순결성을 잃어버렸기에 상당히 쓸모없는 사람으로 여겨지게 된다. 소녀들의 아버지는 그들과 더는 집에서 살기 원하지 않기까지 한다. 왜냐하면 그들이 가족의 명예를 훼손시켰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한나 수녀는 이런 소녀들을 고통에서 건져내는 일을 하고 있다. 오픈도어 사역자는 "그녀는 산 증인이에요. 이란과 이라크 사이에서 일어난 잔인한 전쟁 가운데 그녀는 한밤중에 공격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산부인과에서 산파로 촛불도 없이 일했어요"라고 말했다. 한나 수녀는 연합군의 침입과 사담 후세인의 몰락, 그리고 수니파와 시아파 사이의 계속적으로 일어나는 전쟁을 다 겪었던 사람이다. 많은 기독교인이 이라크를 떠나고, 교회와 기독교적 사업장과 기관들이 폭탄으로 무참히 공격을 받는 상황 속에서도 그녀는 이라크에서 머물렀다.
한나 수녀는 모든 것을 겪어 왔다. 그녀는 총의 위협을 받아보기도 했고, 차도 도난당해봤고, 가족들과 동료 수녀들을 잃기도 했다. 그녀는 바로 옆에서 일어난 폭탄 테러로 많은 아이가 죽어가는 상황 속에서 어린이들과 학교 버스에 있기도 했다. "당신이 그녀와 같은 사람을 만난다면 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알게 될 거예요. 그녀는 고통이 무엇인지 알아요. 저도 어느 정도의 고통을 경험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그녀는 슬픔을 무엇인지 진정으로 이해하지요. 그녀는 살아남은 산 증인이고, 믿음의 승리자예요."
상담자는 한나 수녀를 만나 눈물의 포옹을 하였다. 한나 수녀는 말했다. "나는 하나님이 선하시고, 신실하시다는 것을 알아요.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서 그의 아들을 보내주셨지요. 그리고 고통이 기독교인에게 한 부분인 것도 알아요. 그런데 내가 얼마만큼 더 이것을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상담자는 그녀의 말을 듣고 그저 "저도 당신이 지금 이것을 어떻게 감당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라고 눈물을 흘리며 답할 수밖에 없었다.
<오픈도어선교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