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마지막 통화 대상은 경향신문 기자

사건·사고
편집부 기자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난 9일 휴대전화 2대로 경향신문 기자와 통화를 한 후 운전기사에게 "데리러 올 필요 없다"는 문자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성 전 회장은 지난달 18일 검찰의 첫 경남기업 압수수색으로 자신의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직원들 명의로 차명폰을 개통했다.

2대 중 한대는 지난 3월말에 개통됐고, 다른 차명폰은 그 전부터 사용하던 것이다.

검찰이 차명폰 2대를 분석한 결과, 성 전 회장이 마지막으로 통화한 사람은 경향신문 기자였다.

성 전 회장의 사망 추정 시각이 이날 오전 9시30분에서 10시 사이인 점에 비춰볼 때 성 전 회장은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인물들에 대한 폭로를 유언으로 남긴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성 전 회장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 말미에 "우리 장학재단과 관련된 사람들, 이 사람들이 재단을 잘 지켜주길 바라고, 또 우리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성완종이란 사람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꼭 좀 인식시켜주도록 써주십시오"라고 당부한 바 있다.

성 전 회장은 경향신문과 전화 인터뷰를 마친 후 자신의 운전기사였던 여모씨에게 "데리러 올 필요 없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이날 아침에 여씨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변호사 사무실에서 들렀다가 영장실질심사 시간에 맞춰 법원으로 갈 계획이었지만, 밤새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결정하면서 이 같은 메시지를 여씨에게 마지막으로 보낸 것으로 판단된다.

성 전 회장은 차명폰 2대로 여야를 가리지 않고 자신의 구명을 위해 전화를 건 사실도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성 전 회장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보면 구명활동을 위해 이 사람, 저 사람 골고루 전화를 한 흔적이 있다"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여기저기에 전화를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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