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발생 이후 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기소돼 법정구속됐던 구원파(기독교복음침례회) 여신도 '김엄마' 김명숙(59·여)씨와 유 전 회장의 운전기사 양회정(56)씨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풀려났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김상준)는 21일 범인도피 등 혐의로 1심에서 법정구속된 김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양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던 일명 '신엄마' 신명희(65·여)씨는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유 전 회장에게 은신처를 제공한 행위와 도피생활에 협조한 행위 등에 비춰 김씨 등에 대한 가벌성이 충분하다"면서도 "이들이 유 전 회장에게 조력해온 상황에 비춰 유 전 회장을 보필하는 역할을 쉽게 포기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1심에서 구속됐던 양씨와 김씨의 경우 5개월의 구금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자숙할 기회를 충분히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아울러 "지난해 4월 발생한 국가적 불행 앞에서 김씨 등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본인의 판단 실수와 과오를 지속적으로 반성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구원파 신도 김씨 등은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발생 직후 검찰이 유 전 회장 일가에 대한 수사를 시작하자 유 전 회장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도피를 돕는 등 조력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유 전 회장 명의의 부동산을 차명으로 관리해온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신씨에겐 집행유예를 선고했지만 김씨와 양씨에겐 각각 징역 10개월과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한편 항소심 재판부는 앞서 유 전 회장에게 도피처를 제공한 혐의로 이들과 함께 기소돼 징역 10개월을 선고 받았던 몽중산다원 추경엽(61) 이사에 대해선 지난 2월 먼저 심리를 종결하고 집행유예를 선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