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선교신문 이지희 기자] 정부는 지난 12일 IS(이슬람국가) 추정 무장괴한의 리비아 한국대사관 피습과 최근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들의 기독교인 집단학살 사건들이 발생하자, 중동지역에서 활동하는 선교단체들에게 선교사의 신변안전에 각별히 유의하고 안전 대책을 강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외교부는 21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외교부 17층 회의실에서 '중동지역 진출 선교단체 안전간담회'를 열고, 중동지역의 악화된 정세와 테러 동향, 재외국민보호 관련 정부 조치 및 안전 유의사항 등을 소개했다. 외교부는 특히 여행금지 6개국(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시리아, 예멘, 리비아, 소말리아) 방문을 자제하고 인접국에서의 활동도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고, 위기 발생 시 신속한 대처를 위해 선교사들이 현지 공관에 재외국민신고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명렬 외교부 재외동포영사국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중동지역에서의 위험 요인을 설명하고, 위험지역에서의 선교 활동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위기상황 시 정부는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체제를 지속해서 강화하는 동시에 해외 안전에 대한 국민 개개인의 책임인식도 함께 높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중동지역 정세에 대해 "IS가 지난 2월 이집트 콥트교도들을 살해한 이후 어제(20일) 또다시 리비아에서 기독교인들을 살해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며 "알샤바브는 지난 2일 케냐 가리사대학에서 기독교인들을 인질로 삼아 많은 사상자를 내는 등 극단주의 이슬람 조직들이 이교도를 공격대상으로 삼고, 실제로 살인과 공격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동지역 대부분 국가가 선교사들의 비자를 제한하고 활동을 금지하는 것은 타종교에 대한 중동지역의 분위기와 정서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명렬 재외동포영사국장은 "리비아 한국대사관 피습 사건이 중동지역 정부기관, 공관들이 언제든지 테러조직의 공격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을 보여주는 만큼, 최근 사건들을 볼 때 중동지역 선교사들이 각별히 신변안전에 유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안전간담회에는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위기관리재단, 예장합동총회선교부(GMS), 인터콥선교회, 예장합신세계선교회, WEC국제선교회 등 15개 선교협의체 및 선교단체, 교단 선교부, 관련 기관 등에서 30여 명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선교단체들은 자체 안전조치 현황과 향후 추진 계획을 소개하면서 위험지역에서 현지 공관과의 네트워킹 활성화를 제안하고, 앞으로도 정부와 안전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외교부와 선교단체 관계자들은 현지 상황에 맞는 공통된 안전매뉴얼 마련, 위기관리의 핵심인 '위기 예방'을 위해 국내외 선교사 위기관리교육 강화 등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안전간담회에 참석한 KWMA 문화총무 전호중 목사는 "정부 방침에 협조하여 위험지역에서는 공관과 선교사들의 비상연락망을 구축하고, 필요하면 사전에 선교사를 철수시키는 방안을 지난 3월 교단 선교부 실무 책임자 모임에서도 협의했다"며 "얼마 전 정부의 대피권고에 따라 중동 A국가에서 선교사가 철수할 때 좋은 선례를 남겼다는 대내외적 평가가 있었다"고 말했다.
전 목사는 "앞으로 현지 공관과 선교사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상호 신뢰 구축이 기반이 돼야 한다"며 "서로 유대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정부와 선교단체들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외교부는 리비아 한국대사관 피습 이후 테러 취약 그룹에 대한 안전 강화 대책의 일환으로 안전간담회를 진행해 왔다. 15일에는 여행업계, 20일에는 중동지역 진출 국제구호개발NGO를 대상으로 개최했고, 22일에는 중동지역 진출기업을 대상으로 안전간담회를 추가로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