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해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돌연 일본으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져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전 실장은 지난 19일 낮 12시35분 김포공항에서 일본 도쿄하네다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실장이 아내로 보이는 여성과 함께 비즈니스석을 이용했다는 목격담도 전해지고 있다.
뉴시스는 김 전 실장과의 통화를 시도했지만 해외로밍으로 연결된다는 안내 메시지만 나올 뿐 전화연결은 되지 않고 있다.
김 전 비서실장은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금품 리스트' 메모에 '10만불 2006. 9. 26 독일 베를린'이라는 내용과 함께 이름이 올라 있다.
성 전 회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경향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2006년 9월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만나러 독일을 갈 때 당시 박근혜 의원을 수행했던 김 전 실장에게 10만 달러를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전달했다고 주장했으며 이에 대해 김 전 실장은 "황당무계한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부인한 바 있다.
김 전 실장은 그동안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한 검찰 수사에 "당당하게 협조할 것"이라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 온 터라 갑작스런 일본행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비서실장이 된 다음엔 성 전 회장을 만난적이 없다"고 했던 김 전 실장의 발언이 거짓말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뒤늦게 말을 바꾼 것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피하기 위한 도피성 출국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검찰이 8명에 대한 출국 금지 조치를 안했더라도 상당한 위치에 있는 분들이 이 와중에 출국을 했다면 더 큰 국민들의 의혹을 살 수 밖에 없다"며 황교안 법무부 장관에게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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