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AIIB 자극 받아 美도 IMF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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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쿼터(지분) 개혁에 대해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설립에 자극 받아 미국도 경각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AIIB 설립 이후 영국 독일을 비롯한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자, 미국이 그 동안 미뤄왔던 IMF 쿼터 개혁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 중인 최 부총리는 18일 오후(현지시간) 기자 간담회에서 "미국이 쿼터 개혁과 관련해 의회와 의미있는 대화를 진행 중이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I MF 쿼터 개혁안은 IMF 재원을 7200억 달러로 2배로 확대하면서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등 신흥국 지분율을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개혁안은 2010년 G20 서울 정상회의에서 합의됐지만 미국 의회의 반대로 5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최 부총리는 "IMF 지분 쿼터 개혁이 (아직 )지난 2월 터키 이스탄불에서 개최된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AIIB가 설립되고 나서 (각국의) 분위기가 반영돼 미국 측의 뉘앙스가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의기간 중 최 부총리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와 만나 IMF 쿼터 개혁이 신속하게 이행될 수 있도록 주도적 역할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호주, 인도네시아 재무장관과도 만나 신흥국의 IMF 지분 증액을 위해 공동 대응키로 했다.

이와 함께 최부총리는 AIIB와 관련 본격 협상에 앞서 러우 지웨이 중국 재무장관을 만나 지분율 문제 등 우리 측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최 부총리는 "중국은 AIIB 지분 협상과 고위직 파견 문제는 아직까지 어떤 나라와도 협상하지 않았다"며 "(중국이) 창립 멤버들과 투명하게 의논해서 결정한다는 원칙을 밝혔다"고 말했다.

AIIB는 오는 27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4차 교섭대표회의에서부터 한국 등 57개 회원국들과 설립협정문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때부터 회원국들의 지분율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다.

최 부총리는 "설립협정문 협상을 위해 차관보를 단장으로 한 협상단을 꾸리기로 했다"며 "우리 입장을 반영하도록 채널을 확보한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최 부총리는 미국 금리 인상과 관련,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꼭 한국의 금리 인상으로 이어져야 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EU, 일본이 미국과 거꾸로 가는 것처럼 우리도 당연히 금리를 올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올해 기준금리인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신흥국에서 자본유출이 이뤄져, 신흥국으로 분류되는 우리나라 역시 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최 부총리는 "(금리 문제는)우리 주변국의 움직임과 우리 경제 흐름에 맞게 결정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앞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최 부총리와 같은 내용의 발언을 했다.

이 총재는 같은날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금리 인상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묻는 질문에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곧바로 따라가는 것은 아니다"라며 "자금흐름은 내외 금리차만 갖고 보는 것은 아니라 금리인상 시점과 페이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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