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순호 칼럼] 실수

▲현순호 목사ㅣ실리콘밸리노인선교회

말이나 행동에 실수가 많은 나는 자주 혼자서 괴로워하고 속상해한다. 다시는 실수하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또 실수를 범한다. 그러나 좋은 일을 하다 실수 했을 때는 스스로 자위하고 발전하는 기회로 삼는다.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이다. 우리 집의 나무 가지가 옆집 담을 넘어 그집 부엌의 창문을 가리는 것을 알고는 이웃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사다리를 놓고 그 위에 올라가 가지를 짜르다가 사다리가 옆으로 기울면서 그 밑으로 그대로 떨어졌다. 폭탄 터지는 소리를 듣고 뛰쳐나온 옆집 부인은 내가 쓰레기통에 절반쯤 빠져서 허우적거리는 것을 보고는 으악 소리를 내며 그의 남편을 불렀다. 그 곳에 쓰레기통이 없었으면 시멘트 바닥에 뇌를 다쳐 지금쯤은 코마 상태에 있을 것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전 전 주간에는 미국 그로서리 가게에서 나오는데 한 노인이 길을 물어서 나 나름으로 길을 가르쳐 드리고 돌아서 차의 시동을 거는 순간 아차 그 노인에게 길을 잘못 가르켜 주었다는 것을 깨달았으나 그 노인은 보이지 않았다. 그 분이 얼마나 헤매며 나를 원망했을까? 나도 그런 원망을 한 적이 있는데.

내가 그 이야기를 하자 꽃 가게를 하는 친구는 한수 더 뜬다. 자기 가게의 남미계통의 직원이 실수 한 이야기다. 결혼식에 갈 꽃이 장례식장으로 가고 장례식에 갈 꽃이 결혼식장으로 가서 큰 소동이 벌어졌단다. 무엇이 다르냐? 고 묻자 장례식 꽃은 흰 꽃뿐이고 근조라고 크게 쓴 리본이 달렸고 결혼식에는 예쁜 칼라풀한 꽃으로 하고 결혼축하 라고 쓴 리본이 달려있다는 것이다. 그 양쪽 집에서 어떤 소동이 벌어졌겠느냐? 생각 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

교회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세례를 베푸는 목사님이 이름을 잘못 불러서 남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는 일이 종종 있다. 그 일을 당한 한 분이 유명한 감활란 박사다. 오전에 장례식을 거행하고 바로 결혼식장에 들어선 목사님은 집례를 하면서 마지막 축도에서 여기 모인 조문객들에게 하나님의 은총을 빕니다라고 하자 교인들은 아멘으로 화답했다. 축하객을 조객이라 불렀고 전 교인은 아멘 했으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결혼한 새 부부는 재수 없다고 그 교회를 떠났다.

더 큰 실수는 교회의 어른들이 평신도 앞에서 추태를 부리는 일이다. 거룩한 십자가 밑에서 세상 사람들도 조심하는 막 말을 하며 몸싸움을 하고 사회법정에 나가는 꼴은 너무도 큰 실수라고 아니할 수없다. 많은 교인들이 그 교회를 떠날 뿐만이 아니라 예수님을 떠난다. 그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

세상은 묘하게도 실수를 통하여 성공하는 기회도 많다. 공장에서 일반직 노동자로 일하는 부부가 1불짜리 복권 3장을 주문했는데 직원의 실수로 3불짜리를 받았다. 그런데 그 중에 한 장이 1억 6천여 만 불에 당첨되었다. 한 점원의 실수로 한 가족이 백만장자가 되었다. 나는 그 기사를 보면서 복권 당첨자가 실수한 판매원에게 고맙다고 얼마의 돈을 주었을까?

Waterman의 경우다; 그는 보험회사 직원이었는데 어느 날 큰 고객을 만났다. 설레는 마음으로 계약서를 쓰고 싸인을 하는데 펜의 잉크가 흘러 계약서를 다시 쓰게 되었다. 세일즈맨은 미안하다고 백번 사과했지만 손님은 불길하다고 화를 내며 냉정하게 거절했다. 그 때 세일즈맨은 너무도 아쉬웠지만 잉크가 흘러내리지 않는 펜을 만드는 기회가 되었다. 그는 결국 해냈다. 자기 이름을 따서 Waterman 회사를 만들어 성공자과 된 것이다.

어뗜 사람은 실수를 지나치게 고민하다가 자포자기하고 어떤 분은 가능한 한 실수를 줄이는데 치중하고 어떤 분은 실수를 통하여 발전하는 기회를 삼는다.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 하는 것은 본인의 몫이다.

글ㅣ실리콘밸리노인선교회 현순호 목사

#현순호칼럼 #현순호목사

지금 인기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