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년, 달라진 것이 없다"

신속한 조치와 효율적 대응을 위한 지휘체계 단순화 필요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추모 조형물이 다시금 안타까움에 눈시울을 젓게 합니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슬픔을 간직한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은 아직도 가슴에 큰 멍이 들어 있습니다. 누구도 이 아픔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대한민국은 아직도 변한 것이 없습니다."라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한 마디, 정치권은 아는지 모르는지….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지나온 1년의 모습을 노란 리본에 담아 세월호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의 아픔을 함께하며 추모하고자 합니다. 2015.04.16.   ©뉴시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은 16일 사고부터 참사 후 1년이 지났음에도 국가위기관리 시스템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시민, 학계, 전문가들의 지적이 쏟아졌다.

국가위기관리학회와 국민대통합위원회 등은 이날 오후 1시30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 및 국가위기관리 시스템 개혁'이란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노진철 경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는 세월호 참사의 위기관리에 실패했다"며 "정부는 안전사회 구현이란 명목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했고 국가개조론을 외쳤지만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고 강조했다.

노 교수는 "세월호 참사 같은 해양재난은 경제 규모의 확대와 해상교통의 활성화에 따라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는 '정상사고'"라며 "재난에 선진국형과 후진국형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위기관리의 실패에 대한 소통에 선진국과 후진국의 다름이 있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재난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화의 원리이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발생되는 급박한 문제에 대한 신속한 조치와 효율적 대응을 위해서는 지휘체계가 단순해야한다"며 "현장에서는 지휘관의 재난대응 능력 집중화와 유지에 중점을 두고 모든 위기관리 조직이 현장지휘관에 전권을 줘야한다"고 주장했다.

국가위기관리학회장 박동균 교수는 "세월호 참사를 통해 안전점검 및 관리의 구조적 문제, 사고 초기 선장과 선원의 무책임한 대응, 긴급구조 과정에서의 시스템 오류와 컨트롤 타워의 부재 등 총체적인 문제점은 물론 과거 재난사고로부터 학습을 통해 현행 위기관리의 오류를 수정할 수 있는 메카니즘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근원적 문제점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의 재난들은 한 사회가 진정한 산업사회, 기술사회가 되기위해서는 그것이 수반하는 위험을 효과적으로 다뤄 진보를 계속할 수 있는 복원능력을 갖추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줬다"며 "이것이 보장되지 않으면 정치·사회적 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는 점도 경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박 교수는 대한민국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국민안전처 내부 결집 고취 및 역할 갈등 해소 ▲국가위기관리시스템 구축에 지역주민과 민간 부문의 역량강화 및 참여 촉진 ▲재난의 일차적 책임을 지는 지방자치단체의 역량강화 등의 정책방향을 제언했다.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1년이 지났어도 어제 세월호가 침몰했다고 해도 크게 다를 것 없어보이는 시간이 계속되고있다"며 "이는 세월호 관련 납득할만한 서술과 설명을 요구하는 시민들에게 답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담론 주도자의 무능함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세월호 참사에 따른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언론과 지식인, 정치인 등 사회 담론 주도자들의 역할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새로운 사실이 없으면 사회적 숙의가 진척되지 않는다"며 "언론은 세월호 침몰과 구조실패에 관련한 사실을 발굴해 제시하고 세월호 사태 관계자의 증언과 의견을 수집하도록 분발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식인은 시민들이 의혹을 갖고 있는 사안들을 정리해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찰력과 탐구력을 발휘해야한다"며 "정치인은 진영논리에 따른 다툼이 아닌 이념과 가치에 따른 진지한 논쟁을 위해 정치적 해결의 전망을 제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국내 학계, 언론, 전문가를 비롯해 태풍 재난을 극복한 미국 플로리다주 위기관리연구 오드리 헤프론 소장, 중국과학원 첸 안 교수, 일본 세이토쿠대학의 케이코 키타가와 교수, 일반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해 국내외 재난 위기 관리에 대해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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