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선교신문 이지희 기자] "20년 동안 원천침례교회를 개척하고 담임목사로 사역하면서 한 번도 교회학교의 부흥을 기대하거나 계획한 적이 없습니다. 교회 설립 목적과 비전 선언문 자체가 다음세대에 성실하게 성경적인 믿음을 전수하자는 것이긴 하지만, 한 번도 우리 교회가 교회학교 부흥 사례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고, 부흥을 위한 전략이나 비결도 있지 않습니다."
원천침례교회 김요셉 목사는 "교회교육의 대안보다 다음세대를 향한 사역 본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원천침례교회 이야기가 부흥 전략의 전수나 성공적인 사역 모델이 되기보다 우리 시대와 우리 교회의 현 상황에 맞게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13일 할렐루야교회에서 열린 제6회 4/14윈도우포럼에서 요청했다.
1994년 중앙기독초등학교를 개교한 이후 이듬해 수원중앙침례교회 원천성전으로 창립한 원천침례교회는 2003년부터 작은교회로 나누어지기 시작해 지금은 총 13개 작은교회로 이뤄져 있다. 김요셉 목사는 침례교세계연맹 전 총회장을 역임한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수원중앙침례교회 원로목사)의 장남이다.
작년까지 원천침례교회 대표 담임목사로 활동하고 올해부터는 11교회를 맡고 있는 그는 교회가 13개의 작은교회로 나뉜 이유에 대해 "어린이들이 치이지 않는 교회를 세우려고 몸부림치는 가운데서 이뤄진 일"이라며 "우리교회 담임목사들보다 더 중요한 비중을 맡은 분이 0~22세 사역, 2천여 명의 학생, 500여 명의 교사를 총괄하는 교육국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지역의 특성, 교회 구성원, 성령이 주신 은사와 비전 등이 절묘한 조화를 이뤄 교회마다 독특한 열매를 맺어야 한다"며 "성공적인 교회 프로그램이나 아이디어를 무턱대고 적용하는 것은 제주도 감귤을 강원도 철원에 심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교회 토양과 우리 교회에 심어진 씨앗들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있고, 이를 감사함으로 받아들이며, 성실한 농부기 되어 가꾸는 것이 다른 곳에서 성공한 열매를 가져오려는 것보다 더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예로 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 많은 한국교회가 윌로우크릭교회의 교회성장 사례를 배우기 위해 방문하고 프로그램도 복사해 왔지만, 큰 변화가 없었다"며 "이는 시카고 변두리에서 빌 하이벨스 목사만 가능한 사역이지, 그 아이디어와 전략을 모방하여 한국에 그대로 옮기기는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요셉 목사는 한국교회의 성공 개념이 성경적이지 않은 점도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성공 개념은 성경적으로 근거 있는 개념이라기보단 인문 사회학, 경영학 관점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한국교회가 교회 성장을 위한 노력으로 많은 영혼을 주께 드렸지만, 경제 성장과 같은 개념의 교회 성장의 뒤안길에서 많은 희생이 있었다. 가장 큰 희생은 가정과 노약자들이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 교회는 어떻게 어린이를 많이 모을지 전략과 통계를 따진 적이 없다"며 "어린이는 사역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이라고 믿기 때문이며, '시냇가에 심은 나무'로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유치원부터 중학교까지 중앙기독학교의 40개 반 이름은 나무 이름과 나무 열매 이름(솔, 은, 참, 향, 율 등)으로 짓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또 가장 어린 0~2세가 어느 시기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 이 시기 부모와 아이들에게 가장 많은 목회적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 24~48개월 사이의 자녀를 위해서는 주일학교 외 주중 협동육아를 할 수 있도록 인력, 예산, 공간을 투자하고 있다. 협동 육아는 교회가 세운 리더와 자모가 주축이 되어 성경적인 훈육과 양육을 주 3회 실시하며, 아버지들도 참여하도록 했다.
김요셉 목사는 이처럼 0~4세를 위한 교육의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중국 동부지방 '모소'라는 대나무를 예로 들었다. 처음 4년 동안은 3cm의 어린싹이지만, 뿌리를 먼저 땅속 깊이 내려 5년째 되면 매일 5cm씩 자라 두 달 만에 약 15m까지 자라는 나무다. 그는 "0~4세 아이들을 위한 교육도 필요하기 때문에 사실 0/14윈도우가 낫다고 생각한다"며 "어린이라도 생명력이 있다면 성숙할 것이며, 어른이 할 일은 이들이 성숙할 토양을 만들고 장애물을 제거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원천침례교회는 각 가정과 자녀의 성숙을 관찰하고 돕는 사역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원천침례교회는 아이들을 똑 같은 교회 구성원으로 보고, 모든 사역의 동반자이자 함께 뛰어야 할 믿음의 계주 선수로 생각해 최소 한 달에 한 번은 주일 대예배를 온 가족이 함께 드리고 있다. 특히 대표기도, 헌금위원, 특송 등 예배의 모든 요소 안에는 아이들의 참여를 장려하고 있다.
김요셉 목사는 마지막으로 "원천침례교회가 시도하는 것은 어린이 중점 사역이 아닌 가정 사역"이라며 "어린이 이전에 가정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고, 교회와 가정을 더 깊은 공생관계로 만들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정과 부모의 참여 없이 단순히 어린이들로만 부흥하는 사역을 균형 잡힌 사역이라 할 수 있겠느냐"며 "담임목사가 어린이를 '가정이란 확대된 공동체의 뗄 수 없는 구성원'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할 때, 더 건강한 다음세대 사역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천침례교회 교육국장 이정훈 목사는 교회의 다음세대 사역 특징으로 ▲부모를 최대한 귀찮게 한다 ▲철학과 비전이 분명하다 ▲모든 교육국 사역자는 어린이 담임목사다 ▲세상의 가치와 경쟁하지 않는다 ▲가정과 교회의 동행이 강조된 커리큘럼 ▲학교와의 시너지 ▲한 달에 한 주는 대부분 교회가 세대통합예배 드리는 것 등을 꼽았다. 이 목사는 "교회는 가장 본질적인 성경 패러다임 안에서 아이들을 훈육하고 신앙을 전수하는 철학을 부모에게 교육해야 한다"며 "부모가 일차적으로 이를 수용할 때 교회 시스템과 학교 시스템이 함께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담임목사님은 어린이 사역자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응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이날 4/14윈도우한국연합 대표회장 장순흥 한동대 총장은 취임강연에서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친구, 동료, 학생 등에게 열심히 복음을 전해 온 그는 "우리나라 14세 이하 복음화율이 3%밖에 안 되는 가운데 두려운 마음으로 대표회장 제안을 받아들였다"며 "요즘 세대에 맞게 성경을 요약해서 전하는 컨텐츠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4/14윈도우한국연합 사무총장 허종학 장로는 "4/14윈도우운동은 우리의 생각이 아닌 하나님의 어젠다"라며 "이 운동이야말로 모든 교단, 국가를 넘어서 지구를 하나로 묶는 벨트"라고 강조했다. 그는 "4~14세의 어린이, 청소년은 미래 교회가 아닌 오늘의 교회로, 어른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이 사역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외에도 박상진 장신대 교수가 '한국교회의 위기와 해법', 이종삼 꿈의학교 교장이 '교회학교 부흥을 위한 초등독서 프로그램 사례'를 발표하고 권진하 숭실대 초빙교수, 윤현준 할렐루야교회 뉴젠공동체 목사, 권장희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소장, 김민섭 TCI 이사장 등 4명이 테드 방식으로 각각 발표했다. 이후 학부모·전도·교사·대안교육·사회 섬김·영어 등 6개 분과로 나눠 선택특강이 진행됐다.
서정호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총무는 "한국교회가 다들 어렵다고 하지만 희망이 있다. 선교계도 4/14 운동에서 희망을 보고 있다"면서 "특별히 선교사 자녀 교육의 성공적인 모델이 된 한동대의 장순흥 총장이 4/14윈도우한국연합 대표회장으로 취임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승욱 할렐루야교회 목사는 "교회뿐 아니라 교회학교도 동역자들의 절대적인 헌신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며 "지금 한국교회의 60%가 주일학교가 없다고 말하는데, 숫자가 중요하진 않지만 이럴 때 조금 더 심각성을 가지고 일어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나무를 심기 가장 좋은 때는 20년 전이다. 두 번째로 나무를 심기 좋은 때는 오늘이다'는 미국 속담을 인용하며 "과거를 아쉬워 말고 미래지향적인 마음으로 교회학교 사역에 접근하고, 남아있는 그루터기로 하나님이 새 역사를 이루실 것이라는 소망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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