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교계 지도자들, "기독교인 박해에 침묵하지 않겠다"

중동·아프리카
손현정 기자
hjsohn@cdaily.co.kr
4개 주요 교단·교회협의회 공동성명 발표
▲4일 발생한 가리사대학교 테러 사건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케냐 국민들. ⓒAP/뉴시스.

케냐 주요 기독교 교단 지도자들이 기독교 박해에 연합해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들 지도자들은 지난 4일 몸바사 가리사대학교에서 발생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샤바브에 테러 공격 이후 가진 모임을 통해서 케냐 내 기독교인들에 대한 박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가톨릭, 성공회, 동아프리카장로교회를 대표하는 지도자들과 케냐교회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지도자들은 1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의지를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에서 지도자들은 "사랑하는 교우들과 케냐 국민들, 그리고 선의를 가진 모든 분들께 그리스도의 양떼를 이끌고 있는 우리 목자들은 이 사건이 종교로 인해서 사람들이 공격을 받은 또 다른 사건이었음을 통탄스러운 마음으로 알려드린다"며, "목숨을 잃은 희생자 대부분은 기도 중이던 젊은 기독교인들이었다는 사실이 우리를 매우 슬프게 한다"고 밝혔다. 가리사대에서의 테러 공격은 150명의 사망자를 낳았다.

지도자들은 "케냐 전역에서 기독교인들에게 가해지는 조직적인 정보 수집, 사회적 고립, 학살을 이제는 멈춰야 할 때"라며, "우리 기독교인들은 평화를 조장하는 이들이 되어야 하지만 교우들이 학살당하는 지금 더 이상 침묵하고 있지만을 않을 것이다"고 천명했다. 이들 지도자들은 앞서 희생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나이로비 내 장례 기관을 방문해 애도하기도 했다.

한편, 가리사에서 사역해 온 프랑시스 오몽디 성공회 주교는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알샤바브의 공격은 명백히 종교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알샤바브는 이번 공격이 케냐 정부가 소말리아 정부군이 자신들과 맞서 싸우도록 군을 지원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오몽디 주교는 "알샤바브는 기독교인들에 대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이들의 주장은 반기독교적 테러 공격을 정당화하기 위한 핑계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들의 전쟁은 정치적인 전쟁이 아니라 종교적인 전쟁"이라고 그는 다시 한 번 강조했다.

한편, 이번 가리사대 테러 사건에 관해 미국 허드슨연구소의 테러리즘 전문가 폴 마샬 박사는 "알샤바브가 보여 준 폭력성은 이슬람국가가 보여 온 잔혹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이들 이슬람 테러 단체들은 코란을 해석하는 방식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와하비즘을 신봉하고 있고 폭력성은 이러한 사상에 내재되어 있는 특성"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소말리아 자생 테러단체인 알샤바브가 나라 밖인 케냐에서 테러 사건을 일으킨 것은, 이들 역시 알카에다나 IS와 같이 영향력을 확산하려는 야망이 있기 때문"이라고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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