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선교신문 이지희 기자] "지난 10년간 저출산, 고령화 현상, 학령인구 감소는 유초등부, 소년부 교회학교 학생수 감소의 절대적인 근거다. 더 심각한 문제는 학령인구가 늘어났음에도 중고등부 교회학교의 학생수가 감소한 것이다."
교회학교 학생수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한국교회 다음세대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다음세대가 정확히 얼마나 줄었고, 다음세대 위기의 종류와 원인, 성격이 무엇인지에 대한 객관적인 진단과 연구는 부족했다. 13일 분당 야탑동 할렐루야교회에서 열린 제6회 4/14윈도우포럼에서 박상진 장신대 기독교교육학과 교수는 '한국 교회교육의 위기와 해법'을 주제로 한 강의에서 통계청과 한국갤럽 등의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교회학교 학생수의 추이를 분석하고 원인 진단, 교회교육 활성화 방안 등을 제시해 주목을 끌었다. '교회학교 부흥전략을 말한다'를 주제로 한 이번 포럼에는 250여 명의 담임 목사, 어린이 및 청소년 사역자, 학부모 등이 참석했다.
박상진 교수는 이날 "예장 통합 교단은 지난 10년간 유초등부, 소년부 교회학교 학생수가 평균 34.2%(9만 2,800여 명) 감소했으며 중고등부 학생수는 12.3%(2만 2,000여 명) 감소했다"며 "그러나 같은 기간 학령인구는 초등학생이 32.4%(133만 2,200여 명) 감소하고 중고등부 학생수는 0.47%(1만 7,400여 명) 증가해, 교회학교 학생수가 청소년기에 훨씬 더 빠른 속도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중고등부 교회학교를 위한 대안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교회학교 학생수가 학령인구 감소의 영향을 받는 상황이 지속하면 2050년에는 0~24세를 대상으로 한 교회학교가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 교수는 "학령인구의 감소라는 인구통계적인 영향과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비롯한 인구 감소 외 요인을 극복할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미래 한국교회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고 한국교회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한국교회 교인수의 감소 현황 분석
박상진 교수는 이날 교회학교 학생수와 관련된 통계로 통계청과 한국갤럽, 한국교회 자체의 종교 조사 분석을 활용했다. 통계청의 최근 자료인 200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4,728만 명 중 종교인구가 53.1%(2,497만 명)이고, 개신교 인구는 18.3%(876만 명)로 불교(22.8%)보다 낮았다. 1995년과 비교하면 천주교는 74.4% 증가하고 불교는 3.9% 증가했으나 개신교는 1.6% 감소했다. 박 교수는 "1984년 알렌 선교사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후 한 번도 교회가 줄어든 적이 없었는데, 1995년부터 교회가 감소하기 시작한 것은 기성세대에게는 엄청난 충격이었다"며 "대부분 기성세대는 아직도 이러한 숫자주의, 성장주의 패러다임을 가지고 교회학교가 위기라고 말하고, 문제의 책임을 교사, 전도사, 궁극적으로는 목회자에게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성장주의, 숫자주의를 벗어 던지고 한 영혼의 귀중함에 주목한다면 교회학교의 위기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주요 교단별 교인수를 분석한 결과 예장합동은 2012년, 예장통합은 2010년, 감리회는 2009년, 예장고신은 2006년, 기장은 2007년, 예장합신은 2010년을 정점으로 교인수가 감소했다.
한국갤럽의 종교 현황 발표에서는 종교인구가 2004년 54%에서 2014년 50%로 감소했고, 연령이 낮을수록 종교인구 비율이 더 많이 감소해 20대(2004년 45%→2014년 31%)는 60대 이상(68%)의 절반도 안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불과 10년 만에 20대 종교인구 비율이 14%나 감소한 것은 엄청난 '탈종교화' 현상이며, 종교사회학자들은 '개신교의 쇠퇴, 종교 쇠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며 "이는 향후 20, 30년 후 한국의 종교인구가 급격히 감소할 것을 예견하게 한다"고 말했다.
종교인이 신앙을 갖게 된 시기에 대한 2014년 한국갤럽 통계는 10대 이하에 종교를 가진 사람의 비율이 38%로 가장 많았고, 40대 이상에 종교를 가진 사람은 22%로 나타나 다음세대인 유소년, 청소년기를 초점으로 복음을 전해야 할 당위성을 드러낸다고 박 교수는 말했다. 그러나 "10대 이하에 종교를 가진 비율이 1997년 48%에서 2004년 47%, 2014년 38%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종교를 믿는 기간도 20년 이상인 사람이 65%로, 어린 시절 신앙이 평생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나 모든 종교의 20년 이상 장기 신앙자(1984년 35%→2014년 62%)는 갈수록 많아지고 5년 미만 단기 신앙자(22%→8%)는 점점 감소하는 것은 그만큼 전도가 어려워진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개신교는 1980년대 5년 미만의 단기 신앙자 비율이 25%에서 점점 감소해 2014년에는 6%로 줄었고, 장기 신앙자는 계속 증가하여 64%가 되었다.
또 개신교를 믿다가 다른 종교로 개종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종 경험이 있는 종교인의 과거 종교는 2014년 개신교 52%, 불교 33%, 천주교 10% 등으로 나타났다. 종교가 없는 비종교인 중에서도 개신교를 믿은 경험이 있는 경우가 2014년 68%로 나타나 불교 22%, 천주교 10%에 비해 매우 높았다. 박 교수는 "개신교는 새롭게 신앙을 갖는 사람은 적은 데 비해 개종해서 타종교인이 되거나 비종교인으로 탈신앙화하는 사람이 많다"며 이는 향후 개신교가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교회학교 학생수 감소 현상과 요인
한국교회 교인수 감소의 요인으로 지적되는 교회학교 학생수 감소 규모는 전체 교인수 감소보다 훨씬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박상진 교수는 "도시 중소형교회와 농어촌교회는 교회학교가 사라지는 경험을 하고 있다"며 교회 밖의 외부적 요인으로는 한국의 저출산, 고령화 현상, 학령인구 감소 등을, 교회 안의 내부적 요인으로는 ▲교회학교 패러다임의 한계 ▲세대 간 이질적 문화와 소통의 문제 ▲교사의 영성과 헌신의 약화 ▲입시 위주의 교육과 부모의 왜곡된 교육열 ▲한국교회의 신뢰도 추락 등을 들었다.
박 교수는 "지금 다음세대는 중고등학생부터 빠져나가면서 크리스천 비율이 3~5%밖에 안 되는 미전도종족이며, 문화와 소통이 단절된 타문화권과 같다"며 "아이들의 음식, 취미생활 등을 배워 소통하는 접촉점으로 삼아야 신앙적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교회학교 학생들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교사와 교역자의 영성과 헌신이 중요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또 다음세대가 신앙을 보고 배우는 부모와 기성세대가 교사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학생들이 교회에 못 나오는 첫 번째 이유가 학원, 학교에 가야 하기 때문(25.4%)이었다"며 "장로, 권사, 집사 가정에서도 아이들은 신앙을 여차하면 젖혀도 되는 것으로 배우니, 지금 교회학교 위기는 기성세대가 자초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아이들을 바꾸려면 부모의 가치관부터 바꿔야 한다"며 "다음세대보다 부모가 먼저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교육의 활성화의 대안
박상진 교수는 교회학교 학생수 감소라는 양적 위기, 교회교육의 무기력이라는 질적 위기를 극복할 해법으로 '교회학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박 교수는 "학생수의 감소로 교회교육이 위축되거나 기독교교육 소명이 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소수에게 집중하여 생명의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며 "그동안의 교회학교 패러다임을 극복하고 교회학교 성장주의를 넘어서 복음을 소통하는 교회교육의 본래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관계구조 ▲신앙공동체 패러다임 ▲교육구조 ▲교회와 가정의 연계 ▲신앙과 학업의 연계를 저출산, 고령화 시대 교회학교가 나아갈 방향으로 제시했다.
①관계구조로 승부하라=박 교수는 먼저 "교회학교 축소가 개개인 신앙의 변화에 주목하여 신앙교육의 본질을 회복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한 영혼에 대한 귀중함과 소그룹의 중요성을 절감하면서 교회교육 성격도 일방적으로 강의하는 형태가 아닌 관계를 강조하는 구조로 변화가 요청된다"고 말했다. 관계성을 통해 마음을 엮고 사랑으로 마음 문을 열어야 신앙적인 변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그는 "교사와 학생의 인격적인 관계는 '인격적인 하나님'을 알게 해주는 가장 중요한 통로"라며 "멘토링, 소그룹 성경공부, 제자훈련, 가정과 회중 안에서의 교제 등으로 인격적 관계를 형성하여 삶의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교육은 얼마나 많은 것을 가르치느냐보다 얼마나 관계를 맺느냐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②신앙공동체를 형성하라=박상진 교수는 "교회교육은 학교식 체제보다는 공동체 구조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공동체를 강조하는 경향은 오늘날 일반교육이든 종교교육이든 모든 교육 영역에서의 중요한 변화"라고 주장했다. 그는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는 일방적인 학교식 구조에서 탈피하여 소수 인원이라도 공동체를 형성하고 세대 간 만남, 구성원 간 삶의 나눔을 통해 신앙이 형성되는 공동체 교육이 요청된다"고 말했다.
③학생이 참여하도록 하라=박 교수는 "새로운 교회교육은 학생 참여의 가능성을 높이는 교육구조가 요청된다"며 "복음은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는 것이기에 복음을 소통하는 교회교육은 참여적 성격을 지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이 경험하고 참여하여 온몸으로 체험하는 신앙교육, 청각, 시각뿐 아니라 오감을 활용하는 교육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포스트모던 시대 사람들의 참여적 성격,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등의 특성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그는 "교회교육도 학생이 수동적인 관중, 청중이 아니라 앎의 주체자, 적극적인 참여자로서 경험하게 될 때 진정한 신앙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④교회와 가정을 연계하라=그는 "새로운 교회교육은 가정의 연계를 통한 전인교육을 요청한다"며 "복음적 삶이 형성되기 위해 주일 아침 분반공부만으로는 불충분하며, 6일 동안의 삶과 연결되려면 가정과 연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일학교가 역사상 많은 공헌을 했지만, 교회학교와 가정의 분리라는 결정적인 한계를 가져왔다"며 "부모의 자녀신앙교육의 사명이 약화되고, 교회학교는 자체 성장에 관심을 갖게 되어 교회학교와 가정의 분리는 더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교회와 가정을 연결하는 주요한 통로로 그는 부모를 자녀교육의 책임자로 세우는 교회의 부모교육을 들었다. 한 예로 미국 노스포인트 교회는 신앙교육의 책임을 부모가 갖고, 교회는 부모가 가정에서 자녀와 사용할 교재를 개발하여 제공하며, 주일에는 부모와 학생이 함께 예배를 드리고 가정에서 배운 내용을 나누도록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는 가정 같은 교회가 되고, 가정은 교회 같은 가정이 되어 서로 연계될 때 진정한 기독교교육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⑤신앙과 학업을 연계하라=박 교수는 "교회교육은 학교교육과 연결되어 있고 신앙은 학업과 연계되어 있다"며 "성경을 관통해 흐르는 하나님의 교육원리는 신앙과 학업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고,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잠1:7)이라는 성경구절이 이를 가장 잘 드러내준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부모와 학생이 신앙과 학업이 분리되고 상충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하지만 여호와를 경외할 때, 권위를 인정하고 경청하며 새 성품이 형성되고 꿈과 비전이 생기고 통찰력을 갖는데, 이런 태도 변화가 학업성취를 향상시키는 능력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통전적인 기독교교육은 신앙, 태도, 학업의 세 가지 연계성에 주목하면서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녀로 세우고 자녀의 태도가 변화하여 지속적으로 학업을 향상시켜 나가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앙과 학업의 연계 방안으로는 교회가 기독교(대안)학교 설립, 방과 후 학교, 주말학교 형태로 연계를 시도하고 학업과 진로에 대한 기독교적 관점을 확립하는 단기교육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상진 교수는 마지막으로 "건강한 교회학교가 생겨나려면 건강한 기독교 생태계가 복원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황사가 심각하면 몽골에 나무를 심어야 할 것"이라며 "교회학교가 위기라면 교회학교만 볼 것이 아니라, 기독교 생태계가 같이 복원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건강한 목회를 해야 건강한 교회학교가 생겨날 수 있다"면서 "한국교회 신뢰도 회복까지 포함해 교회, 교회학교, 가정, 학교, 지역사회까지 전체 기독교 생태계가 건강해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