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조태열 외교부 2차관은 13일 "한·미동맹과 한·중관계는 제로섬(한쪽이 득을 보면 다른 한쪽이 손해를 보는 상태) 관계가 아니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한미동맹을 외교정책의 근간으로 삼고 있는 우리에게 중국의 부상은 새로운 외교적 도전들을 안겨주고 있다"고 밝혔다.
조 차관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5 세계기자대회'에 참석, '변화하는 동북아 질서속의 한반도 미래'란 주제의 강연을 통해 "오늘날 대한민국 외교는 중층적이고 다차원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조 차관은 "한·미동맹을 외교정책의 근간으로 삼고 있는 우리에게 중국의 부상은 새로운 외교적 도전들을 안겨 주고 있다"며 "2013년 11월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ADIZ) 문제와 최근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 문제 등은 이런 도전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우리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수준과 폭의 새로운 도전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한·미동맹과 한·중관계는 제로섬 관계가 아니다"라며 "양자관계는 완전히 양립 가능할 뿐만 아니라 한국의 역할에 따라서는 상호 보완적이고 추동하는 관계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동북아 정세에 대해 조 차관은 "동북아는 지금 지정학적 지각 변동을 목도하고 있다"며 중국에 대해 "급속히 부상하고 있는 중국이 역내 지정학적 변화의 핵심에 자리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중국에 대해 조 차관은 "중국은 세계 2위로 부상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때를 기다리며 힘을 기르던 종전의 신중한 자세에서 보다 상황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대외정책으로의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시진핑 주석이 2013년 취임사에서 천명한 '중국의 꿈'은 구체적인 정책을 통해 하나씩 실천에 옮겨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 차관은 일본을 겨냥해선 "지난주에 발표된 일본 중학교 교과서 검정 결과와 외교청서의 한·일관계 기술 내용은 일본의 (역사왜곡)행보가 오히려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사슴을 말이라고 하는 왜곡된 역사관을 고집하면서 일본의 자라나는 세대에게까지 이를 지속적으로 주입하려는 것은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겨냥해선 "북한은 한·미연합훈련 중단, 대북 전단살포 중지 등 전제조건을 내세우면서 우리의 대화제의를 거부해 오고 있다"며 "인권을 유린당하고 있는 북한 주민의 고통과 매년 수천명에 달하는 이산가족들이 세상을 떠나고 있는 비극적 현실을 외면한 채 핵 개발에 여념이 없는 북한 당국을 보며 우리는 깊은 절망감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특히 조 차관은 박근혜 대통령의 드레스덴 구상과 동북아평화협력구상에 대해 설명하면서 "통일은 단순한 꿈이 아니라 한민족이 함께 만들어가야 할 미래"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세계기자대회는 '분단 70년, 한반도의 통일을 생각한다'를 주제로 전세계 60여개국에서 100여 명의 기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오는 18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