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에서 14살짜리 기독교인 소년이 무슬림 청년들에게 폭행을 당한 뒤 불에 태워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소년은 다행히 그 자리에서 숨지지는 않았으나 몸의 절반에 심각한 화상을 입고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는 13일 현지 언론 보도를 인용해 푼잡 주 라호르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을 상세히 보도했다.
누아만(가명)은 집으로 향하던 길에 두 명의 무슬림 청년들에게 붙잡혔다. 두 사람은 모스크에서 열리는 금요기도회에 향하던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누아만을 잡고 그에게 종교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누아만은 "나는 그들에게 나는 기독교인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그들은 나를 구타하기 시작했고 내가 도망치자 둘 다 나를 쫓아오더니 케로신을 내게 부었고 불을 붙였다"고 증언했다.
누아만은 몸에 불이 붙은 채로 모래가 있는 곳까지 달린 뒤 몸에 모래를 끼얹어 간신히 불을 끌 수 있었다. 주변에 있던 이웃들 역시 불을 끄는 것을 도왔다고 그는 밝혔다. 이후에 누아만은 의식을 잃었고, 이웃들의 신고로 병원에 실려갔다.
누아만을 보호하고 있는 파키스탄 현지 기독교 인권 단체인 더보이스소사이어티(The Voice Society)는 누아만이 몸의 55%에 화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이번 사건은 지난달 15일 라호르에서 발생한 교회 자살 폭탄 테러 사건에 분노한 기독교인들이 용의자들에게 폭력을 가한 데 대한 보복 행위로 보인다는 입장을 전했다.
파키스탄 탈레반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이 폭탄 테러 사건은 80명의 희생자를 낳았으며, 정부에 소수종교 보호를 촉구하는 시위가 라호르와 파키스탄 대도시들에서 전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