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외딴섬서 노예 선원 약 550명 확인

아시아·호주
편집부 기자

지난주 인도네시아 한 외딴섬에서 수년 간 노동 착취와 학대를 당한 외국 노예 선원 330명이 탈출한 뒤 지금까지 확인된 외국 노예 선원이 약 550명에 달했다.

국제이주기구 인도네시아 지부의 스티브 해밀턴 사무차장이 9일(현지시간) 자카르타에서 이날 노예 선원 210명을 추가로 확인했으며 대부분 미얀마 출신으로 인도네시아를 떠나고 싶어 하지만, 고용주들로부터 받지 못한 임금 때문에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AP통신이 지난달 심층취재로 외딴섬 아루섬 마을 벤지나와 그 주변 해역에서 벌어진 대규모 인권 침해 사례를 보도했다. AP통신은 당시 노예 선원들이 잡은 해산물은 태국을 거쳐 미국 대형 슈퍼마켓 체인이나 소매점으로 들어간다고 전했다.

AP통신과 인터뷰한 노예 선원 대부분이 태국에서 속임수에 넘어가거나 납치당해 배를 타고 인도네시아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열악한 상황에서 쉬지도 못하고 일해야 했고 일부는 아프거나 힘들어서 쉬면 자신들의 선장으로부터 구타당했다.

당국은 지난주 벤지나에서 투알 섬으로 구조한 노예 선원 330명은 현재 정부가 관리하는 대피소에 있다. 미얀마 정부 관계자들과 현지 당국이 이날 확인한 노예 선원들은 아직 벤지나에 있다.

투알 섬으로 탈출한 노예 선원은 이날 생활 조건이 벤지나 섬이 오히려 낫다며 여기 사람들이 의료 서비스도 받고 먹을 것도 풍족하지만, 지내는 장소가 비좁고 지금 입고 있던 옷 그대로 빠져나온 뒤 옷도 갈아입지 못한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수많은 선원을 본국으로 송환하는 데 드는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 정해지지 않았다.

이에 미얀마 야당 지도자 아웅산 수지 여사는 이날 수도 네피도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시민 권리를 지키고 자국민을 구속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라며 "이는 가장 분명하고 매우 간단한 해결책이며 책임 있는 정부의 피할 수 없는 의무"라고 강조했다.

벤지나에서 확인된 노예 선원 대부분은 미얀마 출신이며 캄보디아 출신도 있다. 약 550명의 외국 노예 선원 외에 태국의 빈민가 출신인 노예 선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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