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들이 '박카스D'의 가격을 두고 눈치를 보고 있다.
공급가가 올랐어도, 소비자 가격까지 인상하긴 부담스러운 박카스의 대중성 탓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제약은 지난 1일부터 박카스D의 공급가를 평균 10.8% 인상했다. 박카스D는 동아제약이 약국에 제공하는 박카스 제품이다. 가격 인상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약국들은 대부분 500원에 박카스D를 판매해왔다. 하지만 400원대 초반이었던 공급가가 50원 정도 인상되면서 판매가격을 어떻게 책정하느냐가 화두로 떠올랐다. 이 문제로 약사 커뮤니티에서 설문조사가 벌어졌을 정도다.
서울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A씨는 "박카스는 대중적인 인기 음료다. 또 400원에서 500원으로 오르는 것과 500원에서 600원으로 오르는 것은 잔돈에서 차이가 생기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민감할 수 있는 문제다. 까스활명수가 공급가를 올릴 때도 같은 고민을 했다"며 "아직까지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약사 B씨는 "박카스D는 기존에도 마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매출을 바라보고 파는 품목이 아니었기 때문에 공급가 인상을 민감하게 받아들이진 않았다"며 "자칫 가격을 높게 책정할 경우 소비자들에게 비싼 약국으로만 인식될 수 있다. 현재 500원으로 계속 판매하는 중이다"고 말했다.
경기도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C씨는 "공급가를 올리기 전에도 비싸게 팔면 욕먹고, 남는 건 없지만 또 소비자들이 찾아서 안 팔 순 없는 제품이었다"며 "공급가가 오르고 나니 고민이 더 커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적정 마진을 보장받아야 한다며 판매가격을 올린 곳도 있다.
서울 종로구의 약사 D씨는 "600원으로 인상해 판매 중이다. 고객들에게는 공급가가 올라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간단하게 설명을 덧붙인다"며 "워낙 대중적이면서도 인기 품목이라 고객이 먼저 알고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가격이 9년 만에 올랐기 때문에 대부분 이해해주지만 의아해하는 고객도 있긴 하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 동안은 약국마다 가격 책정에 차이가 있을 것이다. 재고가 남아 있거나 미리 물량을 확보한 곳은 소진될 때까지 가격을 올리지 않으며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며 "대량으로 구매하는 대형 약국은 싸게 판매할 수 있지만, 소형 약국은 가격을 높게 책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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