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SK,LG 등 이른바 4대 그룹의 투자액 쏠림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지난해 30대 그룹 계열사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하고 전년과 비교 가능한 274곳의 유·무형자산 및 R&D 투자 현황을 조사한 결과, 30대 그룹의 지난해 총 투자액은 총 148조54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4% 감소했다.
4대 그룹의 투자액은 4% 감소했으나 이들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2%로 쏠림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30대 그룹의 지난해 총 투자액은 149조원으로 전년 대비 10조원(6%) 감소했다. 특히 투자의 절대액을 차지하는 설비투자가 11%나 줄었다. 투자액의 68%를 차지하는 설비 투자액이 113조8000억원에서 101조2400억원으로 11%나 급감했기 때문이다.
미래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한 투자가 늘어난 점은 고무적이었다. 항목별로는 연구개발(R&D)과 지적재산권 등 무형자산 투자가 각각 2%와 19% 늘었다. 지난해 30대 그룹의 R&D 투자액은 35조3100억원으로 전년보다 1.6% 증가했고, 영업권·산업재산권·소프트웨어개발 등 무형자산에 대한 투자는 11조9900억원으로 전년 대비18.8% 급증했다.
◆ 삼성, 지난해 50조 투자
30대 그룹 중 지난해 투자액이 가장 많은 곳은 삼성으로 50조4000억원을 투자했다. 삼성의 설비 투자액은 29조7000억원이었고, R&D가 18조8000억원, 무형자산 투자 1조9000억원 등이었다. 설비 투자는 11.9% 감소한 반면, R&D와 무형자산 투자는 3.2%와 29.9% 증가했다. 총 투자액은 5.6% 감소했다.
삼성그룹 내에서는 삼성전자의 투자액이 38조7000억원으로 76.8%를 차지했고, 삼성전자의 그룹 내 투자 비중은 전년보다 4%포인트 높아져 의존도가 심화됐다.
2위는 SK로 지난해 투자액 25조2600억원을 기록했다. SK의 투자액 규모는 전년대비 3.4% 증가했으며, 특히 무형자산 투자액이 1조3400억원에서 2조7000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SK그룹의 투자는 SK하이닉스(6조5600억원), SK텔레콤(3조5400억원), SK이노베이션(2조4400억원) 등이 이끌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투자액은 전년보다 1조9000억원(41%)이나 크게 늘었다. 지난해 투자액 10조 원 이상을 기록한 4대 그룹 중 총 투자액이 증가한 곳은 SK가 유일했다.
LG와 현대자동차는 투자액이 각각 16조4500억원과 15조500억원으로 3~4위였으며 전년 대비 투자액 규모가 각각 6.6%와 5.7% 줄었다.
이에 따라 4대 그룹 투자액은 107조15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3.8% 감소했다. 4대 그룹이 30대 그룹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2.1%로, 전년 70.2%보다 1.9%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4대 그룹을 제외한 하위 그룹들의 투자가 더 감소했다는 의미다. 실제 30대 그룹 투자에서 4대 그룹을 제외하면 투자액 규모가 47조2500억원에서 41조3900억원으로 12.4%나 줄어든다. 30대 그룹 전체 감소율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포스코는 5조7600억원으로 5위를 차지했다. 이어 KT(4조9400억원), 롯데(4조2400억원), CJ(3조6900억원), 두산(3조400억원), GS(3조360억원)가 상위 10권 안에 들었다.
이 가운데 KT와, 두산, CJ는 자산 순위가 10위권 밖이지만 투자액은 상위 10위권에 올랐다. 반면 현대중공업과 한화, 한진은 10대 그룹에 속하지만 투자 순위에서는 10위권 밖으로 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