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테러의 교훈"…테러단체 '학교는 만만한 상대'

중동·아프리카
편집부 기자

소말리아를 거점으로 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알샤바브가 2일(현지시간) 147명의 사망자를 낸 케냐 가리사 대학 테러를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미국 CNN 방송이 이번 테러와 연관된 몇 가지 사실에 대해 조명해 주목을 끌었다.

케냐 재난관리센터와 내무부는 이날 알샤바브가 케냐 북부 가리사대 캠퍼스에 난입해 학생들에게 총격을 가해 학생을 포함 147명이 숨진 것으로 전했고, 알샤바브는 이번 공격은 케냐에 보복하기 위한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CNN 방송은 이번 사건 이면에 있는 6가지 사안을 언급했다.

언론은 이번 사건을 포함해 최근 몇 년 동안 테러 단체들이 홍보 효과는 크지만 공격이 쉬운 학교를 만만한 상대로 보고 공격을 자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테러 전문가들은 테러 단체들이 학교를 무방비 상태에 처해 있어 공격하기 쉽지만 반대로 자신들의 악명을 떨치는 '홍보 효과'는 큰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번 사건에서 기독교인은 공격 대상이 됐을 수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생존자에 따르면 당시 알샤바브 대원들은 학생들에게 종교를 물어본 뒤 기독교인은 인질로 삼고 이슬람교도는 풀어줬다.

이 단체는 작년 11월에도 북부 만데라에서 나이로비로 향하는 버스를 납치해 승객들에게 코란의 한 구절을 암송하게 한 뒤 외우지 못하는 승객 28명을 살해한 바 있다.

영국 선교단체인 '오픈 도어스'에 따르면 기독교 박해 국가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기독교 박해국가 50개국 순위'에서 케냐는 작년 43위에서 19위로 급상승했다.

아울러 이번 사건으로 인해 소말리아를 중심으로 활동해 온 알샤바브가 보안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케냐 등 주변국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는 우려가 본격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밖에 이번 테러를 감행한 알샤바브가 어떤 단체인지도 주목받고 있다.

알샤바브는 지난 2003년 신구 세력 간 갈등 속에 소말리아 강경조직 알이티하드 알이슬라미(AIAI)에서 이슬람 근본주의를 주창하는 청년 세력을 중심으로 갈려져 나왔다. 알샤바브는 아랍어로 '젊은이'를 뜻한다.

알샤바브의 전신인 AIAI는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이 지원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2008년 알샤바브를 테러조직으로 규정했고, 2012년 당시 알샤바브 지도자인 아흐메드 압디 고다네가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 합류를 선언했다.

그러나 작년 말 미군 드론 공격에 의한 고다네 사망을 계기로 관계가 단절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알샤바브는 이번 총기 난사 이전에도 지속적으로 테러를 벌여왔고, 점차 다국적인 테러 조직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2013년 나이로비 웨스트게이트 쇼핑몰 테러는 이번 사건 이전까지 최대 사상자를 낸 사건으로, 한국인 여성 1명을 비롯해 67명의 희생자를 내면서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알샤바브는 작년 9월 새 지도자로 아흐메드 오마르 아부 우베이다를 새 지도자로 선출했다고 발표했으며 그에 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일각에서 알샤바브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및 보코하람 등 다른 테러 조직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건과 유사한 테러는 단시일 내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테러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은 일회성 사건이 아니고, 향후 추가적인 공격이 더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아울러 다음 공격이 어떤 형태로 일어날지 모른다는 사실이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알샤바브에 대처하기에는 케냐 보안군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주변국과 미국 등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케냐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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