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선교신문 이지희 기자] 선교지의 문이 점점 닫히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선교방법 중 하나인 비즈니스 선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선교 대상국이 목사 선교사에 대해서는 입국 거부, 비자 연장 거부 등 강경하게 대응하면서 지역 개발 및 경제 활성화, 교육, 의료 환경 개선 등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되는 전문인들은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선교지의 물가 상승과 자녀 교육 비용은 증가하는 데 반해 한국교회의 후원 기반은 점점 약화하면서 직업을 가지고 자비량으로 사역하는 선교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지난달 30일 경기도 화성 GMS 예배당에서는 위대한 복음 전파자이면서도 장막을 만드는 직업을 가지고 의식주를 해결했던 사도 바울의 텐트메이커 선교를 오늘날 상황에서 적용하는 방안과 구체적인 사례를 다루는 세미나가 열렸다. GMS(이사장 김재호 목사) 산하 텐트메이커미션네트워크(TMN·Tentmaker Mission Network)가 주최한 'TMN 1일 세미나'에서는 김재호 목사가 개회예배를 전하고 전 OMF 한국대표 손창남 선교사, GMS 비즈니스 선교위원장이자 총신대 신학대학원 목회학 겸임교수 권순웅 주다산교회 목사, TMN 회장 상영규 필리핀 선교사가 각각 강의했다.
상영규 선교사는 TMN의 사역에 대해 "2011년 12월 GBN(Global Business Network)으로 창립된 후, 5차례 선교전략회의를 통해 자비량 선교가 선교 역사의 주된 흐름이었고, 창의적 접근지역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선교전략인 것을 입증했다"며 "또한 한국교회의 준비된 평신도 자비량 선교사를 발굴, 훈련, 파송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인식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GMS는 전체 선교사의 96%가 전통적인 목회자 선교사로, 상대적으로 자비량선교를 감당할 수 있는 평신도 전문인 선교사의 파송이 절실하게 요구된다"며 "선교의 인식 전환을 위해 작년 말 제5차 베트남 선교회의에서 TMN으로 개명하고, 이번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말했다.
상 선교사는 비즈니스 선교의 시급성과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세계 경제위기 여파로 선교비 모금이 어려워지고, 전통적인 형태의 선교사에게 선교지의 문은 계속 닫히고 있다"며 "비즈니스 선교야말로 21세기 선교의 돌풍을 일으킬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비즈니스 선교사는 경제적 자립을 통해 더 많은 자비량 선교사를 배출할 수 있고, 고용 인력 확대, 경제 발전 촉진으로 어느 나라에서건 환영받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예배에서 '바람직한 선교정신'(고전9:16~18)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김재호 목사는 "선교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복음을 전하면서도 자랑하지 않고, 자의적으로 하며, 값없이 전하는 선교 정신을 가지고 사역할 것"을 당부했다.
비즈니스 선교 관련 용어 정립 필요
손창남 선교사는 '직업과 선교'를 주제로 한 강의를 통해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국가에서의 진입 장벽, 사역적 제한, 선교비 증가 등 현실적 한계 등을 지적하며 "지금은 새로운 선교 모델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성경의 선교 모델로 사도 모델(행11:22절 이후, 행13)과 풀뿌리 모델(행8장, 11장)을 비교했으며, ▲전문인 선교(professional, 전문가라는 인정 필요, 대부분 자원봉사자 형태로 섬김) ▲텐트메이커(tent-maker, 직업을 가지고 선교하는 모든 종류의 선교, 후원과 직업에서 생기는 소득과는 관련 없는 용어) ▲자비량 선교(self-supporting, 직업에서 나오는 소득이 생활비와 사역비를 충당해 후원이 필요 없음) ▲직업 선교(vocation mission, 텐트메이커 선교와 가장 가까움) ▲평신도 선교(목회자가 아닌 신분의 선교사가 하는 모든 선교, 불분명한 용어) ▲비전통적 선교(non-traditional mission, 온갖 종류의 선교를 한꺼번에 지칭) ▲BAM(Business As Mission, 모호한 용어, 일터 선교라는 말과 혼동, 타문화 선교를 전제하지 않고 사용하기도 함) 등 전문인 선교와 관련한 다양한 용어를 정리하기도 했다.
손 선교사는 또 선교사의 5가지 타입을 소개하며 "사역적 전문성을 가진 '직업을 가진 선교사'는 대부분 직업적 전문성이 약하고, '선교사가 된 직업인'은 대부분 사역적 전문성이 약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전 세계 흩어진 그리스도인과 해외 760만 한인 디아스포라를 통한 선교 돌파, 국내 200만 이주자와 유학생 등을 동역화하는 전략 등을 제안했다.
효과적인 전문인 자비량 선교를 위한 과제
이날 GMS의 자비량 선교 정신에 대해 강조한 권순웅 목사는 '텐트메이커 미션의 영성과 전략'에서 "텐트메이커 미션(TM·Tentmaker Mission)은 자기 직업을 가진 사람이 선교의 소명을 받고 스스로 돈을 벌어 생활하며 선교하는 것"이라며 "텐트메이커가 비즈니스를 하려면 마케팅 전문지식과 실천능력이 필요하며, 마케팅 역시 하나님의 주권 아래에 있음을 명심하고 반드시 기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영규 선교사는 '초대 한국교회의 전문인 자비량 선교'에 대한 강의에서 "한국에 들어온 초기 선교사 중 약 60%는 의사, 간호사, 교사, 행정가, 영농기술자 등 전문인 선교사였고, 보부상으로서 적극적으로 복음을 전하고 성경 번역과 보급에도 참여했던 서상륜은 한국 최초의 전문인 자비량 선교사라고 생각한다"며 전문인 자비량 선교의 역사적 사례들을 소개했다. 상영규 선교사는 전문인 자비량 선교를 위한 한국교회의 과제로 ▲총체적이며 전인적인 선교사역 지향 ▲전문인 자비량 선교에 대한 바른 인식 ▲전문인 선교가 현시대에 가장 효율적인 선교 사역임을 인식 ▲지역교회가 전문인 선교사를 위한 제자훈련과 선교훈련 실시 ▲전문인 선교신학과 훈련 개발을 제안했다. 그는 "GMS의 평신도 전문인 자비량 선교사 훈련과정인 LMTC에서 9천 명이 훈련받았으나 이 중 교단 선교사로 파송된 사람은 교단 전체 선교사의 1% 이하"라며 "앞으로 GMS 내 비즈니스위원회와 TMN 등을 통해 더 많은 전문인 선교사를 파송해 GMS도 목사 선교사와 평신도 전문인 선교사의 조화와 균형을 이룰 것"을 기대했다.
이후 전문인 자비량 선교의 사례발표로 안재은 아름다운교회 목사, 황바울 선교사가 나섰다. 일본에서 20여 년간 사역하고 안식년을 맞아 GMS 본부 전문사역국에서 사역 중인 TMN 사무총장 마영렬 선교사는 "세 분의 강의 이후 사례 연구를 하면서 50여 명의 참석자가 굉장히 감명을 받고, 비즈니스 선교가 귀한 선교 방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비즈니스 선교에 대한 이해와 비전을 나누기 위해 작년 말부터 본부 이사들과 위원 등을 위한 컨퍼런스를 열고 비즈니스 선교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며 "시대적 요청에 의해 전통적 선교 방법과 21세기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인 비즈니스 선교를 함께 진행하여 선교의 부흥을 이뤄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TMN은 올해 8월 16일부터 22일 A국에서 비즈니스 선교 현장을 견학하고 전략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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