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쿠팡 대표 "아마존과 경쟁 두렵지 않다"

▲김범석 쿠팡 사장   ©뉴시스

"쿠팡은 아마존과 경쟁하는 것이 두렵지 않다. 고객의 실망이 두렵다."

김범석(사진) 쿠팡 사장은 17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쟁은 더 좋은 서비스를 위해서 필요한 건강한 요인이라고 생각한다"며 "고객들에게 '쿠팡이 없었다면 어떻게 살았을까' 이 한 마디를 듣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쿠팡이 추구하는 비전의 축은 고객 경험으로, 더 빠르고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다른 측면은 더 다양한 상품들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전통적인 유통채널은 어떻게 상품 수를 늘릴 수 있는지 고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은 많은 사람들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라고 부르는데, 위탁판매 플랫폼에 가깝고 셀러(판매자)들도 모두 같다"며 "상품을 직접 만지지 않다보니 고객 서비스에 있어 일관성이나 퀄리티(Quality·질)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물류를 운영하고 배송하는 업체도 제3자다"고 덧붙였다.

그는 "쿠팡이 어떻게 하면 더 빠르고 퀄리티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이 두 가지 측면을 모두 다 충족시키기 위해 판매부터 배송까지 온라인 쇼핑의 전 단계를 책임지는 사업모델을 구축했다. 또 위탁매입으로 시작했던 것을 직접 매입으로 많이 바꿨다"고 밝혔다.

이어 "아마존은 제품을 직접 매입해 고객에게 판매하는 등 높은 만족도를 제공하는 e커머스 모델로, 미국 최대의 물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쿠팡이 아마존보다 한 단계 진화한 모델로 전국 단위의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물건들을 직접 매입해 고객에게 판매하고 있다"며 "더 나아가 직접 배송까지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쿠팡은 현재 국내 이커머스 기업 중 최대 규모의 물류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경기·인천·대구 등 7개 지역에서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며, 전국 단위 9~10개로 물류센터를 확충할 방침이다

국내 최대 규모인 9만9173㎡의 인천물류센터가 완공되면 쿠팡 물류센터의 총 면적은 33만8894㎡에 달한다. 이는 전 세계 최대 이케아 매장으로 알려진 광명시 이케아 영업매장 면적의 5.7배에 달하는 규모다.

쿠팡은 지난해 1000여대의 1톤(t) 트럭을 구입해 전국에 배치하고 쿠팡맨 1000여명을 채용하는 등 서울·경기 등 6대 광역시에 당일 배송망을 구축했다. 기존 근무인력을 합치면 현재 쿠팡에 근무하는 인원은 5500여명에 이른다.

김 사장은 "회사가 설립한지도 5년이 안됐는데, 5000명 이상 고용하는 게 단기적으로 보면 무모한 면이 많다"며 "단기적인 수익만 보고 어떻게 5500여명을 고용할 수 있냐고 하지만, 저희가 추구하는 것은 혁신이다. 우리 사회와 생활을 바꾸는, 고객을 바라보는 도전을 할 것이다. 장기적으로 바라보면 진정한 혁신을 향한 도전이다"고 말했다.

이날 김 사장은 상반기 중에 생필품을 2시간 안에 배송하는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마지막 분유를 먹이고 마지막 기저귀를 갈고 난 뒤 2시간동안 별다른 대안이 없다"며 "(엄마들에게) 그 2시간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은 상상을 못하는 오리지널 아이디어가 아니라 누구든지 원하지만 현실화되거나 지속가능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2시간 안에 내가 원하는 것, 기저귀를 살 수 있다면 혁신이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올해 상반기 중 일산 지역에서 육아된 관련된 기저귀 용품 등을 시작으로 시범 서비스할 예정"이라며 "밖에서 보기에는 작은 도전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작은 도전의 효시라고 생각해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업공개(IPO)에 대해 김 사장은 "때가 맞을 때 IPO를 추진하도록 하겠다"며 "IPO는 목적지가 아니라 과정 중에 하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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