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주년, 감리교회 131주년을 맞아 기독교대한감리회(감독회장 전용재, 이하 기감)가 감리교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펜젤러와 스크랜턴 선교 130주년이기도 한 올해 먼저 "한국 감리교회 개척선교사의 영향과 교훈"을 주제로 제1차 학술심포지엄이 16일 오후 2시 정동제일교회에서 열렸다.
한국감리교회의 주춧돌을 놓은 아펜젤러 선교사를 재조명하는 발제를 한 김칠성 교수(목원대)는 먼저 "영적으로 진정한 회심을 경험하고 구령의 열정을 가진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고 그를 평가했다. 김 교수는 "자신이 만나는 한국인들을 자신과 같은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열정의 사람"이라면서 "그 과정에서 아펜젤러는 숫자적인 성장을 과시하려는 유혹, 성적 그리고 물질적 유혹에 결코 빠지지 않았던 순전하고 정직했던 사람"이라 했다.
또 김칠성 교수는 아펜젤러를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마음 따뜻하고 착한 사람"이라 평했다. 김 교수는 "아펜젤러가 비록 27세의 젊은 나이에 한국에 왔지만, 당시 외국인들과 서양선교사들 사회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감당했다"고 밝히고, "더욱이 복음에 대해 문을 닫고 있었던 당시 조선정부와 한국인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죽는 날까지 사랑했던 참으로 착한 사람"이라 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아펜젤러에 대해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 순응과 저항의 때를 분별할 줄 아는 지혜로운 인물"이라 했다. 아펜젤러는 조선에 처음 도착하면서부터 줄곧 미국공사관의 지도를 따랐고, 금교령에 대한 조선정부의 입장도 함부로 무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조선이 강대국들로부터 침탈을 당하는 위기상황일 때, 이를 암묵적으로 지지하던 미국 정부는 아펜젤러에게 조선의 정치적인 문제에 관여하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그는 한국인들이 독립과 애국애족운동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때로는 주도했다.
김 교수는 "아펜젤러의 뜨거운 영성, 따뜻한 사회성, 냉철한 시대정신이 2015년 그의 한국선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한국감리교회 안에 다시 한 번 살아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하희정 교수(감신대 교회사)는 "그녀를 기억하며: 감리교의 '오래된 미래' 메리 스크랜턴"을 주제로 발표했다. 하 교수는 메리 스크랜턴에 대해 "기억하기도 어려울 만큼 많은 일들을 해내며 감리교의 역사적 유산과 정신을 우리에게 남겨줬다"고 말하고, "그러나 우리는 그와 그의 동료들의 희생적 헌신과 낯선 한국 땅에 바쳐진 그들의 열정에 감동하고 감사하고 칭송하고 그 열매들에 탄복했을 뿐, 이들의 삶으로부터는 어떤 역사적 교훈도 진지하게 읽어내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 했다.
하 교수는 한국감리교회가 세계에서 유사한 예를 찾기 어려울 만큼 단기간에 교회의 성장을 이루고 남부럽지 않는 물적 토대를 갖추는데 성공했지만, 또 세계 곳곳에 해외선교사를 가장 많이 파송하는 교회 중 하나로 발전했지만, "세계는 나의 교구"라는 존 웨슬레의 가르침을 교회의 세력 확장 혹은 세계 확장으로 잘못 이해해 "민중이 있는 곳에 교회가 있다"는 감리교의 선교정신을 망각했다고 주장했다. '사람이 미래'라는 역사적 교훈을 실천하기보다는, 화려한 교회를 먼저 꿈꾸고 교회를 치장하는 일에 더 몰두했다는 것이다.
또 하 교수는 "메리 스크랜턴이 그의 동료들과 혼신의 힘을 다해 일궈낸 사회적 신뢰와 존경도 유지하지 못했고, 사람도 제대로 키워내지 못해 사회는 물론 교회의 희망으로도 삼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이제 한 세기를 훌쩍 넘긴 한국 감리교회의 역사를 단순한 과거의 감동이 아닌, 오늘을 새로 시작하게 만드는 도전으로 다시 읽어야 할 것"이라며 "과거의 자랑스러운 역사에 감동하고 안주하기 보다는, 감리교회의 정체성과 정신을 새롭게 회복하고 가다듬어 이를 미래의 새로운 도전으로 삼는 실천적 사고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했다.
서영석 교수(헙성대)는 "사랑의 실천을 통해 한국 선교의 문을 연 윌리엄 B. 스크랜턴"을 주제로 발표했다. 서 교수는 "한국 선교사역 개척기에 스크랜턴은 한국의 백성들에게 의술을 펼치는 데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스크랜턴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기뻐했을 것이고, 그의 헌신적인 활동과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한국인들을 감동시켰음에 틀림없다"면서 "예수를 입술로 전하기보다는, 몸으로 직접 보여준 진정한 그리스도인이요 선교사였다"고 평했다.
윌리엄 B. 스크랜턴은 '선한 사마리아인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본격적인 한국선교를 착수하고 준비했던 인물로, 선교 당시에는 국운이 풍전등화 같을 때 민족의 장래를 걱정하고 지도자를 키웠던 인물이다. 또 선교 극대화를 위해 사람이 많은 곳, 남대문 시장 쪽으로 선교 근거지를 옮겨 한국인들을 품으려 했다. 서 교수는 "오늘날 한국감리교회가 스크랜턴이 행했던 찾아가는 선교, 직접 몸으로 보여주는 선교,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선교 등의 자세가 요청 된다"말하고, "사회를 통합하고 민족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감리교회, 웨슬리의 정신을 이어받은 감리교인답게 뜨거운 마음으로 하나님 나라를 설득력 있게 선포하며 이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조경열 목사(아현교회)의 사회로 진행 된 행사에서는 여우훈 감독(서울연회)이 인사말을 전했으며, 3사람의 발표 외에도 이덕주 교수(감신대)가 "매클레이의 선교사역"을 주제로 발표하기도 했다. 또 4인의 발표 후 김흥규 목사(내리교회) 황병배 교수(협성대) 조은하 교수(목원대) 3인이 논찬자로 수고했으며, 이후 종합토의의 시간이 이어졌다. 기감 선교국은 오는 4월 6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한반도 평화통일과 선교의 미래적 방향"을 주제로 제2차 국제학술 심포지움을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