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 임금체계·통상임금 개선 방안 모색

▲현대차 노사는 12일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노사 관계자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금체계 및 통상임금 개선위원회 3차 본회의를 열었다. 2015. 03. 12   ©뉴시스

[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현대자동차 노사 실무자와 자문위원들이 유럽 선진기업들의 임금제도를 직접 조사하고 현대차 임금체계의 개선 방안을 모색했다.

12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이날 오전 9시30분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윤갑한 현대차 사장, 이경훈 노조지부장 등 노사 관계자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임금체계 및 통상임금 개선위원회 3차 본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 외부 전문가 4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는 지난 1~2월 실시한 유럽 및 일본의 선진임금체계 벤치마킹에 대한 최종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현대차 노사 실무자와 자문위원들은 지난 1월6일부터 9일간 독일과 프랑스를 직접 방문해 유럽 선진기업들의 임금제도를 직접 조사하고 현대차 임금체계의 개선 방안을 모색했다.

노사는 독일과 프랑스의 사용자연합 단체들을 잇따라 방문했으며, 독일 아우디 임금관리부서 팀장 간담회 등을 통해 유럽 자동차업체의 임금체계 변화 추이와 구성 사례를 살펴봤다.

유럽의 임금 전문가인 독일 튀빙겐대학 베르너 슈미트 교수와의 미팅을 통해 현대차 임금체계의 개선 방향에 대해 함께 논의하기도 했다.

이어 노사는 2월1일부터 5일간 일본을 찾아 노동단체를 방문하고 일본 미에대학 스기야마 나오시 교수 등 자동차업체 임금 전문가들과 세미나를 가졌다.

세미나에서는 일본 선진업체와 현대차간의 임금체계를 비교하는 등 합리적 임금체계 개선을 위한 심도 깊은 논의가 진행됐다.

이날 해외 벤치마킹 결과 보고를 진행한 자문위원 김동원 교수(고려대)는 "유럽과 일본 벤치마킹을 다녀온 뒤 현대차 노사에 던지고 싶은 화두는 '일'과 '숙련'의 가치를 반영하는 임금체계에 대한 고민"이라며 "현대차의 새로운 임금체계는 노동조합이 추구하는 형평성과 회사가 목표로 하는 효율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균형 잡힌 임금제도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사는 고유의 노사문화에 맞고 현재의 경영환경과 전략에 가장 적합한 임금제도를 구축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벤치마킹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국내공장 기준)의 기본급은 연령 또는 근속에 따라 임금이 매년 자동으로 증가하는 호봉제인 반면 독일은 지식과 능력·사고력·재량권·의사소통·관리 능력 등에 따라 기본급을 최대 17등급으로 나눠 등급에 따라 임금이 차등 지급된다.

지난해 기준 독일 금속노조 바덴뷔르템베르크 지구의 사례를 보면 17등급의 임금은 1등급의 2.5배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독일에서는 인사 평가·목표 달성률·효율성 등을 평가하고 이를 기준으로 능률급을 차등 지급(기본급의 30% 범위 내)하고 있다.

또 신체적 부담·작업의 단조로움 정도 등 작업환경에 따라 작업수당(기본급의 10% 범위 내)을 차등 지급한다.

특히 지난 2003년 체결된 독일의 신임금구조협약(ERA·Entgeltrahmenabkommen)은 총 인건비의 2.7% 한도 내에서 증가분을 제한하는 '비용 중립성'을 따르고 있다.

독일 다임러사는 ERA를 도입하면서 2004년 8월6일 이전 채용된 인력에 대해서는 협약 변경에 따른 임금 감소분을 보전하고 있지만, 이후 채용된 인력에 대해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임금 증가에 대한 기업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

일본 도요타의 임금체계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 이전의 도요타 임금체계는 현재 현대차와 유사한 기본급·직능급·연령급·생산성과급으로 나눠져 있었지만 회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000년과 2004년 두 차례 걸쳐 임금구조가 개선됐다.

도요타는 2000년 기본급을 연 1회 인사평가 결과에 따라 임금이 결정되는 직능개인급으로 바꾸고, 직능급을 직능 자격 등급에 따라 임금이 차등 지급되는 직능기준급으로 변경했다.

이어 2004년에는 나이에 따라 지급되는 연령급을 실제 숙련의 향상 정도에 따라 평가하는 습숙급과 역할급으로 변경, 근로자의 작업 성과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는 합리적 구조로 임금체계를 개선했다.

#현대자동차노사

지금 인기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