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마치는 날 '선한 싸움 다 싸우고 믿음 지켰다'는 이런 고백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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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신학
오상아 기자
saoh@cdaily.co.kr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성광회 3월 월례회, 신촌성결교회서 개최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성광회 3월 월례회가 신촌성결교회에서 개최됐다.   ©오상아 기자
이정익 목사가 성광회 3월 월례회 예배의 설교를 맡았다.   ©오상아 기자

[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은퇴목사들의 모임인 성광회(회장 박태희 목사) 3월 월례회가 신촌성결교회(담임 이정익 목사)에서 12일 오전 개최됐다.

이달 성광회 월례회를 주관한 신촌성결교회 성도들은 신촌 지하철역 입구에서부터 은퇴목사들을 따뜻하게 맞이했다. 성광회는 서울신학대학교를 졸업한 이들이 10여년 전 시작한 은퇴목사 모임으로 지금은 400여명이 소속돼 있고 두달에 한번씩 열린다고 했다. 이날은 240여명이 참여했다. 호남, 영남, 충남 등지에서 월례회를 위해 고속버스나 기차를 타고 올라온 이들도 꽤 있었다.

이날 월례회 예배의 설교를 맡은 신촌성결교회 담임 이정익 목사는 "올해 신촌성결교회가 60주년을 맞이하고 건축한 지는 3년이다. 건축하자마자 모시려고 했는데 기회를 오늘 갖게 됐다"며 "제가 후배인데 오늘은 말씀을 전하게 됐다. 그런데 저도 입학할때가 됐다"고 말하며 또한 서울신학대학교의 선배들을 환대했다.

이날 본문은 디모데후서 4:7~8절이었다.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도니라"

이정익 목사는 "사도바울이 사역의 중반쯤 됐을때 사역을 마칠 미래를 내다보고 이런 고백을 했다. 여러 선배님들에게 하나님께서 주시는 심정과 같은 심정이 아닐까 한다"며 "보통 40년, 많이 하신 분은 45~6년 동안 목회하시며 별일, 온갖 일들이 많으셨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특별한 믿음이 없이는 완주하기가 어렵다. 여기 본문에서 사도바울은 믿음을 지켰다고, 달려갈 길을 다 달려왔으며 선한 싸움을 다 싸웠다고 한다"며 "저도 가다보니 끝이 보이고 있다. 이 시점에서 기도하는 것은 '성공하게 해주세요'가 아니고 잘 마치게 해주세요가 솔직한 심정이다. 큰 목회, 화려한 목회도 소중한데 더 소중한 것은 잘 마치는 것이다. 마라톤 경주자가 1등 하는 것도 중요한데 잘 마치는 것 완주하는 것이 더 소중하다"고 말했다.

이정익 목사는 "사도 바울은 그런 면에서 고백하고 있다. 저도 목회 마치는 날 '선한 싸움 다 싸우고 달려갈 길 달려가고 믿음을 지켰다'는 이런 고백을 하고 싶다"며 "잘 마치시고 쉼을 가지시는 선배님들 모습이 아름답고 보기에 든든하다. 하나님이 건강 주셔서 평생 수고하셨으니 즐거움과 여행과 마음의 안식까지 누리시는 축복이 함께 하시기를 바란다. 모든 짐들을 내려놓고 쉼을 얻는 기쁨, 그것도 하나님 주신 은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3월 성광회 월례회를 주관한 신촌성결교회 교역자들과 장로들이 인사했다.   ©오상아 기자
▲성광회가 신촌성결교회 이정익 목사(오른쪽)에게 감사패를 증정했다.   ©오상아 기자

덧붙여 "우리 교회가 이렇게까지 온 것도 배후에서 기도해주신 은혜라고 생각한다. 한국교회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교회가 되도록 기도해주시라"고 말하며 성도들이 따로 헌금을 해서 은퇴목회자들을 위한 교통비도 마련하고 한국도자기에서 선물도 제공받았다고 말했다.

교회에서 정성껏 마련한 식사를 마친 이들은 '자네는 어떻게 가나?' '나는 고속버스 타고 가네' 하며 교통편을 묻기도 하고 반가운 얼굴들을 만나고는 얼굴이 더 좋아졌다며 사모가 잘 먹여서 그렇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또 이날 오지 못한 친구 목사 근황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우기도 했다.

결혼해서부터 30년을 전남 지역에서 사모로 교회와 성도를 섬긴 한 사모는 "지난 30년을 돌아보면 잘못한 것만 생각이 난다. 희생적인 삶을 살지도 못하고...철도 없었다. 그래도 늘 믿음생활 하랴, 교회 봉사하랴 나보다 성도들이 더 힘들다는 생각이었지 내가 힘들다는 생각은 없었다"며 "개척교회라 재정적으로 어려웠지만 하나님이 입히시고 먹이셨다"고 회고했다.

은퇴한지 10년 됐다는 한 목사는 아직도 바쁘다며 내일도 해외에 간다고 말했다. 대부분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건강한 모습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도 있었다.

▲성광회 구호문을 외치고 있다.   ©오상아 기자

월례회를 마치며 성광회 구호문 '중생 성결 신유 재림: 뜨겁게 전도하자', '복음으로 민족통일: 완전히 이룩하자', '교회 부흥 위해: 뜨겁게 기도하자'를 외칠 때 내비쳤던 '패기'를 보면 그럴만도 하다.

'선한 싸움을 마치고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키고' 성광회에 '입학'한 목사들은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올해도 누군가는 신학교에 입학해 하나님의 사명자로 살 준비를 하며 그들이 비운 자리를 채워 나갈 것이다. 그 크고 놀라운 사랑은 끊임없이 전해져야 하기에.

▲박상중 목사가 '문명의 교류'를 주제로 특강했다. 박 목사의 아버지는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증경총회장을 지내고 6.25 동란 당시 북한 공산당에 납치 당해 순교당한 박현명 목사이다. 박상중 목사는 서울신대, 이화여대, 숭실대, 에모리대에서 강의했으며 세계교회협의회 간사, 아시아기독교협의회 총무, 참여연대 공동대표, 아름다운재단 이사장 등을 지냈다.   ©오상아 기자

#성광회 #서울신대은퇴목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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