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미국 최대 장로교단인 미국장로교(PCUSA)가 7개 노회의 찬성만 있으면 동성결혼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교단이 될 전망이라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지난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PCUSA는 교단 규례집 내 결혼은 '한 남성과 한 여성 간의 결합'이라는 기존 정의를 수정하는 개정안인 14-F를 채택할 것인지를 두고 노회 투표를 실시하고 있다. 개정안은 사실상 동성결혼을 인정하는 쪽으로 교단 헌법을 수정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7월 PCUSA는 미시건 주 디트로이트에서 개최된 제221회 총회 기간 14-F를 통과시켰으며 최종 통과를 위해 노회 투표를 진행해 왔다. 개정안 통과에는 총 172개 노회 중 절반 이상의 동의가 필요로 되며, 최종 통과될 시 올해 6월 21일부터 효력이 발생, PCUSA는 이성 간의 결혼뿐 아니라 동성 간의 결혼도 인정하는 교단이 된다.
CP는 이날 날짜를 기준으로 14-F에 찬성하는 노회 수가 79개에 이른 반면, 반대하는 노회 수는 37개에 머무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79개 노회 가운데서는 이스트테네시 노회처럼 61 대 56이라는 근소한 표 차이로 찬성을 결정한 노회들도 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 언론에 따르면 이스트테네시 노회 지도자들은 채터누가 시에서 개정안에 대한 찬반 토론을 열었으며 테네시대학교에서 사역하고 있는 켈리 엘리오트 목사는 "우리의 목표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사람들에게 전하는 것이며 그 분이 모든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들이고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다"고 찬성 의견을 밝혔다.
노스앨러배마 노회 역시 지난달 중순 가진 투표에서 28 대 24로 개정안에 찬성하는 쪽으로 입장을 굳혔다. 당시 앨러배마 지역 언론은 "장로교 지도자들이 교단 목회자들로 하여금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주에서 동성커플의 결혼식을 집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개정안에 찬성했다"고 보도했다.
개정안이 통과될 것이라는 전망이 뚜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교단 내 보수주의 교인들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보수 성향이 뚜렷한 PCUSA 평신도위원회의 카멘 파울러 라베르즈 회장은 "성경이 분명히 가르치고 있는 바에서 멀어지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 비극적인 일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라베르즈 회장은 "PCUSA는 세대를 걸쳐 전해져 온 신학적 바탕을 스스로 허물고 있다. 이 투표는 지난 수 세기 동안 지속되어 온 진보주의의 진리에 대한 침해가 어떤 결과를 가져 왔는지 보여 준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한편, PCUSA는 지난 2010년에는 동성애자의 성직 임명을 허용하는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교단 내 보수주의자들의 큰 반발을 샀으며 이에 반대하는 교회들의 이탈은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동성결혼까지 공식적으로 허용하게 되면 파급 효과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