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필선 칼럼] 전도는 나누고 섬겨야 한다

오피니언·칼럼
편집부 기자
엘시다전도훈련원 원장 최필선 목사(빛들교회 담임)
▲최필선 목사   ©엘시다선교회

나의 믿음은 그야말로 전도를 통해서 성장했고, 믿음의 반석에 굳게 서게 되었다. 내게사람들은 이런 질문을 종종 한다.

"어떻게 그 어려고 힘든 전도를 그렇게 열심히 할 수 있습니까?"

대답은 아주 간단하다. 하나님을 만나고 나니 믿지 않는 영혼들을 볼 때 너무나도 불쌍한 마음이 생겨났다. '꼭! 저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해야겠다'는 사명감이 불타오르게 됐다. 전도는 거창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다. 먼저 내 마음이 주님의 마음으로 열려져 있으면 된다. 내 안에 예수님의 진정한 기쁨이 있으면 만나는 사람마다 자연스럽게 전도할 수 있는 것이다.

처음 전도를 하기 시작했을 때는 내가 받은 은혜가 너무 감사하고 좋아서 무작정 밖으로 뛰어 나가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앞뒤 안 가리고 예수님 자랑을 했다.

이는 내 안에서 넘쳐나는 구원의 기쁨을 그들도 함께 알았으면 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나의 변화된 모습을 그들에게 증거할 때 성령님께서 그들의 마음을 감동시켜 주셨다. 전도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다만 예수님을 자랑할 뿐이며, 성령님께서 하시는 것이다.

이렇게 전도라면 물불을 안 가리고, 만나는 사람마다 복음을 전하니까 나중에는 멀리서 내가 나타나기만 하면 모두들 피하는 눈치였다. 어쩌다 마주치기라도 하면 바쁘다는 핑계로 줄행랑을 치기 일쑤였다. 하지만 나는 그런 것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 오늘도 살아계셔서 나와 함께하시며, 나를 안아주시고 사랑해주시는 주님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끝까지 따라가서 가방 속에 미리 준비해 놓은 선물을 주면서 복음을 전하곤 했다.

하루는 동네 대형마트에 들렀다. 사실 그곳은 내가 가장 즐겨 찾는 전도 장소였다. 그곳은 하루 종일 동네 사람들이 쉴 새 없이 드나들었고, 저녁 무렵에는 장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들르는 곳이었다. 게다가 길거리에서 스쳐지나가는 것보다 장을 같이 보면서 이야기를 건네는 것이 훨씬 수월했기 때문에 나는 거의 매일 그곳에 진을 치고 살다시피 했다.

거기서 물건을 사고 있는 한 젊은 아가씨가 눈에 띄기에 지체 없이 말을 걸었다.

"언니, 교회 다녀본 적 있으세요?"

"아니요. 안 다니는데요."

"아니, 이렇게 예쁜 아가씨가 교회를 안 나가요? 그럼 바로 앞에 잠실교회라고 있는데, 거기 한번 나와 봐요. 거기 청년부에 오면 정말 좋으니까 한번 꼭 와요."

"아, 네에..."

일단 분위기가 긍정적인 듯하여 또 다시 물어봤다.

"혹시 어머니도 교회 안 다니시나요?"

그 질문에 아가씨가 움찔 놀라는 듯했다.

"우리 엄마 아시면 큰일 나요."

"그래요? 그럼 아가씨만이라도 꼭 교회 나와요."

그 아가씨는 "알았다"며 황급히 자리를 떠났고, 나도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겨 전도할 사람이 또 없나 둘러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난데없이 어떤 아주머니 한 분이 나타나 다짜고짜 내게 온갖 욕설을 퍼부으며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내가 자기 딸에게 교회 나오라고 했다며 "저런 미친년을 당장 마트에서 쫓아내라"고 야단법석을 떨었다.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며 차마 입에 담기도 민망한 욕설을 해대니까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 들었다. 나는 일단 그분을 진정시켜야 했기에 무조건 잘못했다고 빌었지만 그 아주머니의 화는 좀처럼 누구러지지 않았다.

나는 몇 분 동안 죄인처럼 그분의 욕설을 다 들어야 했지만 내 마음 속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놀라운 사랑이 넘쳐나고 있었기에 이 정도 창피 당하고, 욕먹는 것쯤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시간이 좀 지나 그분의 화가 조금 누그러진 듯하여 살펴보니 낯이 많이 익은 얼굴이었다. 알고 보니 예전에 내가 그분에게 선물도 몇 번 챙겨 주면서 교회에 가자고 전도했었고, 우리 집에 와서 피부마사지도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 사람도 그때서야 나를 알아봤지만, 욕설을 계속 퍼부으며 마트 점장을 불러서 나를 당장 내쫓고 다시는 마트에서 전도하지 못하게 하라고 야단이었다.

주변에 모여서 구경하던 사람들이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지만,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또 전도할 사람을 찾아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

복음을 전하면서 이런 핍박을 당하는 것쯤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예수님께서도 온갖 조롱과 핍박, 천대를 당하면서도 끝까지 전도하셨으니 말이다. 그야말로 나는 전도에 미친 사람이었다. 전도를 잘하려면 예수에 확실히 미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내가 하나님의 일꾼으로 전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전도용품을 사는 데만 한달에 2백만 원 이상이 들었다. 그 당시 IMF 시절이라 2백만 원은 정말 큰 돈이었다. 게다가 남편이 운영하던 화랑이 계속되는 경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때라 더더욱 그랬다.

당장 돈이 없어서 현금서비스를 받아야 했고, 일주일을 생활비 만 원으로 버텨야 할 만큼 생활이 어려웠지만 전도에 들어가는 돈만은 아끼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교회 주보만 건네면 길거리에 그냥 버리기 일쑤였다. 게다가 나는 말이 어눌하고 잘하지 못하는 편이라 말로 전도하는 것도 어려웠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생활에 필요한 생활필수품을 사서 교회 주보와 함께 선물로 주었다. 조금이라도 더 비싼 것을 사서 주면 버리지 않고 잘 쓸 것 같았고, 그 선물을 자주 사용하다 보면 교회 생각을 한 번이라도 더 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고급 머그컵을 사서 예쁘게 포장해 선물로 주기도 했다.

언제 어느 때 전도할지 몰라 내 가방 속에는 항상 양말이나 액세사리 같은 선물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선물은 마음의 문을 여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다. 선물은 상대방의 마음을 열어주고 거부감 없이 전도지를 받아들게 해준다. 작은 선물 하나로 인해 불신자들은 인격적으로 특별대우를 받으며 존중받고 있다는 기분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며칠씩 공을 들여 조금이라도 얼굴을 익히게 되면 전화번호를 알아내서 다음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집에 찾아가 전도하기 시작했다. 그때마다 빈손으로 가지 않고 꼭 선물을 사가지고 갔다.

당장 그들이 교회에 나오겠다고 하지 않더라도 계속해서 선물을 가지고 친분을 쌓아갔다.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구하는 이마다 받을 것이요 찾는 이는 찾아낼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 열릴 것이니라"(마 7:7~8)

전도는 단순히 말주변이 좋다고 해서 잘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전도를 하려면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구체적인 기도를 해야 하고, 부지런히 전도할 사람을 찾아다녀야 한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꼭 전도해야 할 사람을 만나도록 인도해 주신다.

그리고 일단 전도할 사람을 만나게 되면 먼저 그 사람을 칭찬해 주고, 먼저 좋은 친구가 되어주는 게 중요하다. 마음 문이 열리고 복음이 충만하게 전해지면 성령님의 감동이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신다.

상점에 한번 방문한 고객을 단골로 만들기 위해서는 고객의 마음을 감동시킬 수 있는 서비스가 있어야 한다.

전도도 마찬가지다. 그들을 '단골 교인'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감동 서비스가 필요하단 이야기다. 그래서 값비싼 선물보다 맛있는 밑반찬을 직접 만들어서 갖다 주거나 김치를 담가다 주기도 했다.

또 미용실이나 치킨가게를 하는 사람들은 자주 들러서 많이 팔아 주었고, 아는 사람들을 총동원해서 손님을 많이 소개시켜 주는 등 먼저 그들의 필요를 세심하게 살펴서 그들의 마음이 움직이도록 했다.

학원 원장을 전도하러 가면 학원생들을 많이 소개시켜 주어 먼저 그들에게 기쁨을 준 후 복음을 전했으며, 옷가게 신발가게에 전도하러 가면 먼너 옷이랑 신발부터 샀고, 주변 사람들도 많이 소개시켜 주었다. 식당에 가서는 배가 고프지 않아도, 내가 먹을 수 없어도 주변 사람들을 많이 모시고 가서 식사 대접을 했다.

이처럼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아낌없이 내어 주면서 복음을 전했다. 전도만 할 수 있다면 내가 가진 것을 다 주어도 아깝지 않았고 또 주고 싶었다. 이렇게 주님의 사랑으로 아낌없이 모든 것을 줄 수 있어야 전도를 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전도를 하려면 무엇보다 이웃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내가 먼저 그들 앞에 낮아져야 하고 무조건 그들을 칭찬하면서 그들을 섬겨야 한다. 하지만 아무런 이유 없이 그들 앞에 낮아진다는 것은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나는 낮아지기 위해, 나의 자아를 깨뜨리기 위해 날마다 눈물로 기도했다. 내 안의 미움과 원망, 불평, 시기, 부정적인 태도를 버리고 24시간 주님과 동행하면서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만 전하려고 몸부림치며 애를 썼다.

이렇게 애써서 전도를 하여 일단 교회에 나오게 되었다고 해도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매 주일마다 그들을 자동차로 교회까지 모시고 와서 예배를 드린 후 점심식사까지 대접하고, 그들이 교회에 적응할 때까지 계속해서 기도하며 또 물질로 돌봐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전도 비용이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모른다. 우리 집에서는 콩나물 한 가지에 밥을 먹으면서도 전도할 지베는 쇠고기 장조림을 해다 주었으니 말이다. 오죽하면 우리 큰아들이 콩나물 반찬을 지금까지도 싫어할까.

하지만 내가 전도에 목숨을 걸고 아낌없이 드렸더니 하나님께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로 그 모든 것을 채워 주셨다. 전도자에게 물질의 축복은 물론이고 건강의 축복까지 주셔서 건강해진 몸으로 성령치유사역까지 할 수 있도록 하나님은 큰 선물을 주셨다.

영궁의 유명한 선교사 허드슨 테일러가 "하나님의 방법으로 하나님의 일을 행하면 하나님의 축복이 부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던 것처럼 말이다.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16)

#최필선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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