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이란에서 복역 중인 미국인 목회자 사에드 아베디니 목사가 함께 수감되어 있던 동료들의 처형을 강제로 지켜본 뒤 심리적인 충격을 받은 상태로 알려졌다.
8일(현지시간)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아베디니 목사를 위한 전 세계적 청원 운동을 펼치고 있는 미국법과정의센터(American Center for Law and Justice)는 이날 아베디니 목사의 아내인 나그메의 말을 인용해 이와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나그메에 따르면 지난 주 아베디니 목사는 동료 수감자 6명이 처형되는 모습을 강제로 지켜봐야 했으며 이로 인해 심리적인 동요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나그메는 "사람이 죽임당하는 모습을 봐야 했던 그날은 힘들고 고통스러운 날이었을 것"이라며, "면회에 가 있는 것 역시 힘들었다. 처형된 이들의 가족들이 울며 슬퍼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나그메는 이란 당국이 허용해 가족들과 함께 아베디니 목사를 방문했던 날은 막내 아들인 제이콥의 7번째 생일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사에드가 제이콥을 마지막으로 본 것이 그가 4살 때였다"며, "부디 올해에는 남편이 석방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가 혹독한 감옥 생활을 견뎌낼 수 있도록 힘을 주시기를, 감옥 속에서도 예수님께서 계속 그를 찾아와 만나 주시고 희망을 주시기를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ACLJ는 아베디니 목사가 여전히 위태로운 상황 속에 있다며 언제 처형될 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공포뿐 아니라, 감옥 내 폭력과 학대 등의 고통 속에 그가 살아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아베디니 목사는 수감 초기에 당한 구타로 인해서 장기 손상을 입은 상태지만 아직까지도 적절한 치료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ACLJ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국 정부에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다해서 억울하게 수감된 미국 시민인 아베디니 목사를 가족과 고향의 품으로 돌려보낼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촉구했다.
아베디니 목사는 이란에서 무슬림으로 태어났으나 20세에 기독교로 개종하고 미국인 아내와 결혼한 뒤 목회자가 됐다. 기독교 구호 사역을 위해서 자주 이란을 방문해 왔던 그는 2012년 현지에서 인도주의적 고아 사역을 위해 일하던 중 체포되어 국가 안정을 위협했다는 혐의로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9월 26일은 아베디니 목사가 복역한 지 2주년이 되는 날이었으며 이날 전 세계 20개 국가에서 그의 석방을 위한 기도회가 개최됐다.
미 정부는 그동안 수차례 이란 정부에 아베디니 목사의 석방을 촉구해 왔으며,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13년 하산 루하니 이란 대통령과 직접 통화하며 아베디니 목사의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1월 말에는 아베디니 목사의 가족을 만나 직접 그의 석방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아베디니 목사는 이 소식에 오바마 대통령에게 가족을 만나 준 것에 대한 감사의 뜻을 서한으로 전했다. 그는 "내 가족들과 나와 같이 박해받는 세계의 기독교인들을 지지해 준 데 감사드린다. 이 감옥에서도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