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리퍼트(42) 주한 미국대사가 11일께 퇴원이 가능하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증후군과 같은 정신적인 치료도 필요하지 않다는 병원측 진단이 나왔다.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은 7일 오전과 오후 2차례에 걸친 브리핑에서 "내주 9~10일께 실밥을 제거하고 수요일(11일)에 퇴원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도흠 세브란스병원장은 "(처음 리퍼트 대사가 옮겨진)강북삼성병원 측의 (응급)치료와 검사가 완벽했다. 덕분에 바로 수술에 들어갈 수 있었다"면서 "신경손상이 의심될 정도로 겉보다는 안쪽 상처가 깊었기에 부득이 전신마취를 택했다. 마취 시간을 줄이려고 얼굴과 팔목 수술을 동시에 진행했다"고 전했다.
얼굴 봉합수술을 담당한 유대현 성형외과 교수는 "염증 등 이상소견 없었고 심리적으로도 안정된 상태"라며 "어제부터 걸으며 일상적인 생활을 시작했고, 오늘은 샤워까지 할 정도로 호전됐다"고 설명했다.
리퍼트 대사는 현재 혈압 123/74, 맥박 53, 체온 36.5도 등 정상 범위를 유지하고 있다.
통증을 호소하던 왼쪽 팔목 부위도 호전돼 가는 상태다. 리퍼트 대사의 '자가통증 측정평가(0~10)'에서 4수준을 보였다. 10에 가까울 수록 통증의 정도는 심하다.
유 교수는 "(리퍼트 대사가)왼쪽 팔 통증을 제일 힘들어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진통제를 투입해서 통증을 조절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팔 수술을 담당한 최윤락 정형외과 교수는 "운 좋게도 운동신경은 손상되지 않았고, 감각신경만 깨끗하게 절단된 상태였다"면서 "감각신경이 완벽하게 회복되려면 6개월에서 1년까지 예상되나, 기능 면에서는 큰 장애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소 4주 이상 깁스를 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손상된 손가락을 펴는 힘줄 부위를 1~2주 지켜본 뒤 회복된다면 조기에 깁스를 제거하고 특수재활보조기구를 통해 손 운동을 할 수 있도록 계획 중"이라고 덧붙였다.
병원 측에 따르면 리퍼트 대사는 피습 당시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다. 그러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와 같은 정신과적 치료를 받을 정도는 아니다.
윤 병원장은 "응급실 도착할 당시 기억을 잘 못한다"면서도 "(리퍼트 대사)가 의료진에 고맙다며 위로할 정도로 의연한 모습을 보인다. 정신력이 강해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과 같은 정신과 치료는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도 "보통 외상 환자의 경우 당시 상황 제대로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누구나 당시 상황을 떠올리고 싶어하지 않는 무의식 있다"고 보탰다.
리퍼트 대사는 전날 저녁 7시께 잠자리에 들었고 새벽에 2차례 일어났다가 7일 오전 의료진 회진 전인 7시까지 숙면을 취했다.
아침 식단으로는 스크램블에그, 매쉬포테이토, 오트밀 등을 제공받아 취식했다. 점심으로는 한식을 요청해 병원 측에서 갈비탕을 제공했다.
리퍼트 대사는 오전 회진때 의료진에게 한국말로 "모두들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넸고, 점심 때에는 "김치 맛있어요"라며 병원 측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로버트 오그번 미국 대사관 공보관은 "박근혜 대통령과 이완구 국무총리의 위로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다시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리퍼트 대사는 지난 5일 오전 김기종(55) 우리마당독도지킴이 대표가 휘두른 흉기(길이 25㎝ 과도)에 팔목과 오른쪽 얼굴 광대 뼈에서 턱 밑까지 '길이 11㎝·깊이 3㎝'의 자상을 입고 80여 바늘을 꿰매는 봉합수술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