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남북이 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유럽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둘러싸고 격돌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과 자유아시아방송 등에 따르면 북한 리수용 외무상은 현지시간으로 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28차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회기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최근에 북한인권 조사 보고서의 기초가 됐던 핵심 증언이 거짓으로 판명됨으로써 인권이사회와 유엔총회 반공화국 인권 결의들의 허위성은 더욱 여지없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리수용은 "어느 나라 법정에서도 거짓 증언에 기초했던 판결은 무효화되는 법"이라며 "조사 보고서에 다른 탈북자들의 증언이 있지만 그 어느 나라 법정에서도 익명의 증언은 증거로서의 가치를 갖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범죄자 몇명의 입을 빌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인권 실상에 대한 조사보고서라는 것을 꾸며낸 자체가 문명과 법치를 지향하는 유엔의 이상과는 너무도 상반되는 비행"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조태열 외교부 제2차관은 기조연설자로 나서 "오늘 오후 북한 외무상의 연설을 들으면서 같은 외교관으로서 그리고 동족의 한사람으로서 깊은 연민의 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조 차관은 "북한인권의 참상과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절망에 가까운 우려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그(리수용)가 과거 증언 내용을 바꾼 탈북민 한 사람의 고백을 빌미로 진실을 덮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 애처로웠다"고 꼬집었다.
조 차관은 "북한 당국은 북한 주민들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짓밟는 반인륜적 행위를 언제까지 계속하려는 것이냐"며 "북한 주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진정성 있는 조치를 지체 없이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북한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인권이사회나 여타 유엔 인권 메커니즘과 긴밀히 협력하겠다"며 "특히 북한인권 특별보고관과 금년에 서울에 개설될 유엔 북한인권 사무소의 원활한 활동을 위해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 차관은 탈북민 문제와 관련해선 "국제사회의 모든 구성원은 강제송환금지 원칙을 준수하고 탈북민들이 희망하는 곳에 안전하게 정착할 수 있도록 보호와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조 차관은 4일 유엔 제네바 군축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북한이 핵무기 포기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