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김종엽 기자] 올해 1월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69억달러를 기록하며 35개월째 흑자행진이 이어졌다. 다만 수출입 감소세가 보인데다 수입 감소세가 수출 감소세보다 커서 일명 '불황형 흑자'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15년 1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1월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69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1월 기준으로 따졌을 때 사상 최대치다.
지난 1월 경상수지 세부항목을 보면 상품수지의 흑자규모는 전월의 83억2000만달러에서 70억9000만달러로 줄었다. 수출과 수입의 규모가 모두 줄었지만 수입의 감소폭이 더 커졌다.
수출은 455억2천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0% 줄었다. 품목별(통관기준)로 석유제품(-40.8%), 가전제품(-16.2%), 화공품(-10.2%)의 수출 감소폭이 컸다. 수입은 384억3천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16.9%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51.2%), 원유(-41.3%), 가스(-21.3%) 등의 수입이 크게 줄었다.
수출입 감소 폭이 이렇게 커진 것은 지난 2009년 9월 이후 5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당시 수입은 22.8%, 수출은 17.3% 줄었다.
노충식 국제수지팀장은 "가공무역이나 중계무역 수출입이 줄어드는 부분이 국제수지 기준 수출입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며 "가공무역 형태의 국제무역 거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고 형태가 해외직접투자 기업이 해외에서 직접 생산하고 직접 판매하는 것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공무역과 중계무역이 감소하면서 상품수지가 줄어들 가능성은 있지만 배당수입 증가 등 본원소득수지로 전환된다"며 "시차와 규모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나라 경상수지에는 상당부분 귀속된다"고 덧붙였다.
자본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 유출초(순유출) 규모는 82억4000만달러로 12월 98억달러보다 줄었다. 직접투자 유출초 규모는 외국인 직접투자가 늘며 전월의 13억5000만달러에서 10억달러로 줄었다. 증권투자 순유출액은 외국인의 증권투자 순유출 전환으로 전월(61억6000만달러)보다 36억2000만달러로 대폭 감소했다. 이밖에 파생금융상품은 8000만달러의 자본이 국외로 나갔다. 기타투자는 금융기관의 차입이 증가하면서 지난달 51억3000만달러 유출초에서 지난 1월에는 4억9000만달러 유입초로 전환됐다. 같은 기간 준비자산은 40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서비스수지의 적자규모는 여행수지 악화 등으로 전월 15억4000만달러에서 24억4000만달러로 확대됐다. 국내기업 해외법인이 국내로 배당하거나 재투자시 발생하는 본원소득수지 흑자규모는 11억8000만달러에서 29억달러로 늘어났다.
그러나 '불황형 흑자'가 지속하고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내수가 나빠지고 있는데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진 다는 것은 불황형 흑자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란게 김정식 연세대 교수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