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전문가들에 의해 지난 2009년 건축학적·역사적·문화적·선교사적 가치가 있음을 인정받은 지리산 기독교 선교사 유적지의 근대문화재 등록을 두고 불교계의 방해 움직에 대한 교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교회언론회(교회언론회·대표회장 유만석 목사)는 23일 논평을 통해 "불교의 선교사 유적지에 대한 등록문화재 반대는 종교 이기주의의 발로이며 역사에 대한 부정이다"고 주장했다.
교회언론회는 우선 지난해 3월부터 지리산기독교선교사유적지보존연합(보존연합)이 지리산 왕시루봉 일대에 조성되어 있는 선교사 유적지를 근대문화재로 신청했지만, 불교계에서 이를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있는 정황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보존연합이 문화재청에 근대문화재 등록을 신청한 후에 6월에 1차 현장조사가 이뤄질 당시에도 불교계 인사들이 먼저 나서는 등 정당한 조사를 방해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를 전후해서도 지리산 지역의 사찰들은 오히려 현재 남아 있는 선교사 유적들을 철거하라는 성명까지 발표하는 등 종교 간에 존중과 상생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는 태도를 보였다고 교회언론회는 설명했다.
특히 교회언론회는 "지난 2월 10일 다시 이에 대한 심사과정에서, 문화재청 근대문화재분과 회의에서 모 승려가 적극적으로 반대하여 문화재 등록이 보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그 이유는 국립공원 내에서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것인데 이는 어불성설이다"고 말했다.
보존연합이 근대문화재 등록을 원하는 것은 근·현대사적 보존 가치가 높은 현장을 보존하자는 것이지, 이를 대대적으로 개발하거나 생태계를 파괴할 만큼 단지를 조성하자는 것이 아란 이유다.
교회언론회는 불교계의 생태계 파괴 주장에 대해 "정말로 국립공원 안에서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은 지리산의 조그마한 선교사 유적지가 아니라, 전국의 국·도립공원 안에 대규모의 사찰을 거느린 불교계가 아닌가"라며 반문했다.
이어 교회언론회는 "문화재청도 근대문화와 전문성이 없는 인사를 심사 위원에 포함시켜 논란을 가중시키거나, 기독교 문화재 심사에 타종교인을 참여시키는 것은 심사의 공정성을 상실하는 것으로 이는 배척(排斥)사유에 해당한다"고 관계 당국을 질타하고 "이제라도 문화재청은 국민들이 부여한 권한인, 우리 역사에서 놓치지 말고 보존해야 할 중요한 가치가 있는 문화재의 훼손을 막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한국교회언론회는 "이미 지리산의 선교사 유적지는 각 분야 전문가에 의하여 그 높은 가치를 평가받은 터"라며 "따라서 불교계가 이를 끝까지 빈약한 이유를 내세워 반대하거나 '떼법'으로 방해하려 한다면, 이는 '종교 이기주의'의 극단으로 비춰져 전 국민들의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