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6일 저녁 안철수 전 공동대표를 만나 당의 변화·혁신에 함께 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앞서 김한길 전 대표와 회동한 문 대표는 이날도 당 내 통합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날 만찬은 문 대표의 제안으로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1시간 반가량 배석자 없이 이뤄졌다. 대화 대부분은 당을 유능한 경제정당, 민생 정당으로 만드는 방안에 할애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을 마치고 안 대표와 함께 나온 문 대표는 취재진에게 "(안 전 대표에게) 좀 도와주시고 함께 하자는 말씀을 드렸고 또 그렇게 하시겠다는 답을 들었다"며 "당을 변화시키고 혁신하는 일, 우리 당을 유능한 경제정당, 민생정당으로 만드는 일을 함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회동 전 취재진과 만나서도 "안 전 대표에게 부탁드릴 일이 많다. 이번에 공약한 당의 혁신 방안들, 즉 공천개혁, 분권 정당, 네트워크 정당 등은 지난 대선 때 저와 당시 안 후보가 함께 '새정치 공동선언'에 담았던 내용들"이라며 안 전 대표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표는 "이기는 당을 만들려면 당의 외연을 확장해야 하는데 안 전 대표의 역량이 꼭 필요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안 전 대표도 회동 직후 "어떻게 하면 먹고 살 수 있나, 어떻게 하면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나 하는 고민을 많이 나눴다"면서 "특히 제가 대표 시절 여러 가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던 것들도 말씀드렸으니 실제로 앞장서서 변화와 혁신을 만들어 나가실 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가 구상 중인 초계파 '원탁회의' 참여에 대해선 추후 회의 구성이 구체화하면 다시 논의키로 했다고 두 사람은 전했다. 이날 자리에선 안 전 대표의 설 연휴 독일 출장 건도 대화 소재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대표는 해외의 중견기업 육성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17일 독일로 출국한다.
문 대표는 이와 관련, "안 전 대표가 당에 그런 부분도 소개하고 일반 국민에도 알리면서 그런 걸 통해 우리가 집권능력이 있다는걸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안 전 대표에게 최근 단행한 당직 인선도 소개하며 앞으로도 '탕평'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동은 문 대표가 취임 이후 이어온 통합 행보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특히 두 사람이 대권 후보를 놓고 경쟁하는 관계이고 안 전 대표가 비(非) 친노 진영의 대표 주자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끌었다. 두 사람은 그동안 행사장과 의원회관에서 만난 적은 여러 차례 있지만, 단독 회동은 지난해 4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지난해 4월 당시 안 대표는 문 의원실로 직접 찾아가 6·4 지방선거의 공동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
한편 문 대표는 지난 12일 상임고문단과의 오찬 회동 후 김한길 전 대표와 만나 당의 화합과 발전을 위한 조언을 구했다고 한다. 문 대표는 설 연휴 이후 안희정 충남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전 의원 등 당내 유력 인사와 연쇄 회동을 하고 당 운영에 관해 의견을 들을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