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평화상' 말랄라, 보코하람 '납치 소녀' 구출 촉구

중동·아프리카
손현정 기자
hjsohn@cdaily.co.kr
"권력자 자녀들이었다면 해결 위해 더 노력했을 것"
▲말랄라 유사프자이. ⓒWikipedia.

[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파키스탄 인권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가 나이지리아 보코하람에 납치된 여학생들을 구출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더욱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했다.

나이지리아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은 지난해 4월 북부 보르노 주 치복 시의 한 여학교 기숙사를 공격해 300여 명 가까이 되는 여학생들을 납치해 갔으며 현재까지 탈출하거나 구출된 100여 명을 제외하고 아직 200여 명이나 되는 소녀들이 부모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파키스탄에서 어린이와 여성의 교육권 보장을 위해 탈레반에 맞서 싸워 온 유사프자이는 최근 성명을 통해 납치 사건이 발생한 지 1년여가 되어가는 시점에도 아직 수많은 소녀들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안타까움을 표하며, "나이지리아 정부와 국제사회가 이 사건의 해결을 위해 더 강력한 대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만약 납치된 소녀들이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힘이 있는 부모들의 자녀들이었다면 아마도 사건 해결을 위해서 더 크게 노력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소녀들 대부분은 나이지리아에서도 빈곤한 지역 출신들이고 그렇기에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사건 해결에 진전의 기미가 없다"고 비판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3개월여 만인 지난해 7월에도 나이지리아를 방문해 여학생 구출을 위한 노력을 호소했던 유사프자이는 성명에서 "이 어린 여성들은 세계의 많은 여성들이 당연하게 부여받은 교육받을 권리를 위해서 모든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고 말했다. 보코하람은 여성 교육을 '서구의 부패한 문화'로 비난해 왔다.

유사프자이는 납치된 소녀들을 "자매"로 칭하며, "나의 자매들을 절대로 잊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해 전했다. "우리는 절대 그들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들이 다시 가족과 만나고 학교로 돌아갈 수 있을 때까지 우리 모두 그들의 자유를 요구해야 한다"고 그는 호소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지난 10월 보코하람과 휴전을 합의했다고 발표했지만, 당시 보코하람은 이 같은 발표 내용을 부인하면서 납치된 여학생들에 대해서도 이미 성노예로 팔렸거나 지하디스트들의 아내가 됐다고 밝혔다.

납치된 소녀들의 부모들은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으며 일부는 딸의 납치로 인한 트라우마가 심화되어 사망했다는 보도가 전해지기도 했다.

납치 사건이 일어난 치복시(市)는 기독교인 주민이 많은 도시로 보코하람에 끌려간 소녀들 대부분도 기독교인으로 알려졌다.

보코하람 지도자인 아부바카르 셰카우는 소녀들을 납치한 뒤 공개한 영상에서 "소녀들을 납치한 것은 알라의 뜻이었다"며 "알라께서는 이제 소녀들을 팔라고 하신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서구식 교육 기관에서 소녀들을 납치했다. 서구식 교육은 없어져야 한다. 여자들은 결혼을 해야 한다. 나는 12살짜리, 9살짜리 소녀들을 결혼시킬 것이다. 이들을 시장에 내다 팔 것이다"고 위협했다.

나이지리아 기독교계는 보코하람이 이전부터 기독교인 여성들을 납치해 무슬림 남성과 결혼시켜서 강제로 개종하게 만들거나, 성노예로 팔아 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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