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김영주 목사)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언론위원회(언론위·위원장 전병금 목사)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본격적으로 대언론 활동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NCCK 홍보실장 강석훈 목사(위원회 간사)의 사회로 먼저 위원장인 전병금 목사가 발족문을 낭독했다.
NCCK는 '진실은 강물처럼 흐르게, 정론은 개울같이 넘치게'라는 제하의 발족 선언문을 통해 "NCCK는 정의·평화·생명의 실현을 위해 이 땅의 역사가 요구하는 시대적 요구에 응답하며 신앙의 길을 걸어왔다. 군사독재정권의 폭압적 압력이 무분별한 인권침해를 저질러 인권문제가 시대의 가장 시급한 화두였던 1974년 우리는 <인권위원회>를 설립하여 인권을 비롯한 사회 민주화의 기치를 높이 들었다. 이 땅에 진정한 민주주의가 완성되기 위해서 민족 분단의 극복이 절실했던 1982년에는 <통일위원회>를 통하여 불의한 정권이 독점하던 민족통일의 담론을 이 사회 전체로 확대한 바 있다"며 그동안의 NCCK의 활동과 성격에 대해 소개했다.
이어 "2015년 오늘 우리는 진실과 정론이 사라진 시대와 마주하고 있다. 진실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 앞에 왜곡당하고 있고, 정론을 위해 싸워야할 언론마저 사회적 책임을 상실한 채 권력에 봉사하고 있다. 언론은 흉기가 되어 이 사회의 약자들을 찌르는 무기가 되었고, 그 스스로 권력이 됐다"며 "모질고 잔인했던 시절을 통과하면서 불의에 저항했던 언론의 본분을 이어가려는 언론인들은 탄압받고 있으며, 표현의 자유마저 빼앗긴 이들의 입에는 재갈이 물려지고 있다. 이에 우리는 참혹한 심정으로 <인권위>와 <통일위>의 정신을 이어받아 <언론위원회>를 발족한다"고 언론위 발족을 선언했다.
NCCK는 "언론위원회는 우리 사회의 언론정의 실현을 위해 일하고자 한다. 진실을 말하고자 하는 바른 언론이 지켜지고, 약자들의 자유로운 언로가 보장받는 사회를 위하여 「바른 언론을 위한 10대 과제」를 선정하고 이의 실현을 위해 '발언하고, 감시하고, 행동할 것'을 선언한다"면서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 ▲언론은 공공성과 공익성을 구현해야 한다 ▲모든 보도는 공정해야 한다 ▲공영미디어는 국민 모두의 것이기에 독립성과 자율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불공정 미디어는 제재되어야 한다 ▲다양한 관점과 의견을 위해 공익적인 대안언론은 지지받아야 한다 ▲부당한 언론해직자는 복직되어야 하고, 언론비정규직은 개선되어야 한다 ▲편향적인 방송통신심의는 시정되어야 한다 ▲공익적인 지역 언론은 보호받고 옹호되어야 한다 ▲언론의 도구화와 상업화는 지양되어야 한다 등의 10대 과제를 제시했다.
NCCK는 또 "'다만 정의를 강물처럼 흐르게 하여라. 서로 위하는 마음 개울같이 넘쳐 흐르게 하여라'의 성경 말씀처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언론위원회는 이 말씀을 엄중히 받아 진실이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 정론이 개울같이 넘치는 언론을 위하여 정의·평화·생명의 길을 굳세게 걸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선언문 낭독에 이어 참석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정지강 목사(언론위 부위원장, 대한기독교서회 명예사장)는 "오늘의 언론 상황은 절망 그 자체다. 언론이 살아 있으면 독재와 폭압에 대항할 수 있는데 오히려 독재 편을 들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의 뜻과 의견을 모아 이렇게 언론위를 발족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무 배태진 목사는 "이명박 정부 시절 미디어법 통과를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미디어법이 통과됐다. 그 결과 우리 사회를 좌우 양편으로 갈라 놓았다. 종편방송 등을 통해 악마같은 편집을 하고 쓰레기 같은 보도를 하고 있다"며 "대형·보수 언론이 자본과 권력 기관, 여당 대표에 휘둘린다면 국민들에게 조롱을 당하고 역사적 단죄를 받을 것이다. 한국교회는 정론을 지키며 바른 방송을 하려는 언론을 지지하고 격려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구세군 인사국장 김동진 사관은 "기독교는 말의 힘으로 창조됐다. 말 한마디가 얼마나 중요한지 모른다. 오늘의 언론의 횡포와 상업성은 너무 심하다. 공익적 방송과 보도는 새벽으로 편성 시간대가 밀려났다"면서 "언론은 공익적 기구라고 할 수 있다. 언론은 공정해야 하며, 잘못된 보도는 주워 담을 수 없기에 신중해야 한다. 오늘날 언론의 공정성이 제고돼야 한다. 때문에 언론위 발족은 의미있는 발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언론위가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대한성공회 교무원장 대행 유시경 신부는 "언론 대부분 상업화되고 문제시되고 있다. 시민들은 진정한 언론을 기대하고 있다. 사실왜곡, 이익단체 대변과 상업화가 아닌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나가길 바란다. 또, 교계 언론도 본연의 역할을 다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위 간사를 맡은 강석훈 목사가 경과보고 및 위원을 소개했다. 강 목사는 "작년 11월 24일 강남교회(기장 교단)에서 개최된 NCCK 제63회 총회에서 언론위원회 신설을 결의했고, 작년 12월 16일 회원교단에 위원파송을 요청했다"며 "법조계, 언론계, 학계 역시 위원 추천을 요청했고 추천요청단체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대한변호사협회,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한국언론학회, 한국언론정보학회, 전국언론노동조합 등이다"라고 보고했다.
강 목사는 "올해 1월 14일 제63회기 1차 언론위원회를 개최하고 전병금 목사를 위원장으로 선출했으며 부위원장으로 정지강 목사와 임순혜 대표(미디어기독연대 공동대표)를, 서기에 왕미양 변호사를 선임했고, 11일 오늘 발족 기자회견을 개최하게 됐다"고 전했다.
강 목사는 이어 'NCCK 언론위원회'(63~64회기, 2015~2016년) 위원을 소개했다.
이후 정지강·임순혜 부위원장들이 언론위 활동방향 및 사업계획을 전했다. 언론위는 "현재 한국사회의 언론활동과 미디어 행위에서 파생되는 부정의와 불평등은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이루어지기를 원하는 기독교 신앙에 부합하지 않는다. 본 위원회는 하나님 나라의 공의를 구현하기 위하여 이 사회의 절대적, 상대적 약자들을 보호하고 그들의 언로를 옹호하기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 본 위원회는 이 사회의 진보와 발전을 믿는다. 이를 위해 건강한 민주시민사회의 일원으로서 한국사회의 언론현안을 논의하여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하는 주체가 되고자 한다. 본 위원회는 우리 사회에 바른 언론환경이 조성되기까지 '발언하고, 감시하고, 행동할 것'을 활동원칙으로 삼는다"고 밝혔다.
언론위는 "발언 활동으로 성명과 논평 등을 통한 현안에 대한 의견 제시, 연속토론회 등을 통한 문제 제기와 대안 제시, 정책 연구와 입안 등을 통한 시정 촉구 등을 할 것"이며 "감시로는 공인의 활동과 발언에 대한 모니터링, 언론사와 프로그램별 모니터링, 언론사 운영의 투명성 체크 등의 활동을 펼치겠다"고 전했다. 또 행동으로는 "공적 기관 공적 인물 등이 정책과 행동에 대한지지, 항의, 비판과 시민사회단체와 학계 및 언론 협장과의 연대 및한국교회 차원의 교육과 홍보 강화 등의 모습을 보이겠다"고 전했다.
세부 사업으로는 표현의 자유 침해 피해 신고센터(가칭) 운영, 연속 토론회, 언론보도 모니터링 및 보고서 작성, 언론인과 함께하는 대중 대상의 토크콘서트 연내 3~4회 개최, 시상, 대안언론·지역언론 지지 및 해고자와 비정규직 지원 등의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