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0일 첫 민생행보를 갖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맹공을 퍼부었다.
문 대표는 이날 서울 동교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샐러리맨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라며 이른바 '증세복지론'에 쐐기를 박은데 대해 "이중의 배신"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는 문 대표가 첫 민생행보인데다 셀러리맨들로부터 연말정산 등 세금문제에 대한 직장인들의 에로사항을 듣는 자리란 점에서 '박근혜 대통령과의 전면전'이라는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증세없는 복지가 모두 거짓임이 드러났다"는 전날 첫 최고위원회의 발언에 이어 이틀째 박 대통령의 복지와 증세 인식을 강도높게 비판한 것.
문 대표는 "그동안 어땠는가. 누가 증세를 해왔는가"라며 "담뱃세 인상은 명시적으로 세금을 올린 것이고, (정부가) 국세 세목도 신설했다. 연말정산이란 이름으로 공제방식을 바꿔서 우리 가난한 봉급쟁이들에게 세금 크게 올린 것 아닌가. 박근혜정부 들어 어떤 방식으로든 세금 부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런 것은 증세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박근혜정부 들어 한편으로 명시적으로 증세를 해놓고 마치 대통령은 증세를 막아내고 있는 것 처럼 그렇게 말씀하신다"며 "현실을 너무 모르는 것인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가채무가 급증하니 복지재원이 당연히 부족해지고, 그러니 박 대통령이 공약한 복지를 할 수 없다"며 "'증세없는 복지'는 애당초 실행 불가능한 이야기였다"라고 주장했다.
문 대표는 "지금 우리가 '중부담·중복지'를 얘기하고 있지만, 이미 국민은 '중부담'을 하고 있다"며 "턱없이 '저부담'하는 대기업을 중부담 수준으로만 끌어올리면 중복지 수준으로 올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하는 현실 때문에 (국민이) 절망하고 있는 건데, 정권교체만 되면 가능하다"며 "새정치연합이 서민증세와 가난한 봉급쟁이들의 유리지갑을 터는 일들을 기필코 막아내고 바로잡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자리에는 당내 '경제통'으로 통하는 김현미 비서실장을 비롯해 홍종학 의원과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윤호중·박광온 의원도 참석해 문 대표와 함께 셀러리맨들의 말을 경청했다.
이 자리에서 신상준(한국은행)씨는 "과거에 저는 약 한 달, 반 달치 월급을 환급받는 입장이었는데, 작년 정부에서 한 달치 월급을 더 내야 하는 입장으로 바뀌었다"면서 "(연말정산 사태는) 현 정부에 조세철학이 부재하고, 정책의 일관성과 상식의 부재가 낳은 참극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김준영(신한카드)씨는 "가계대출 문제가 심각한데 직장인들을 이렇게 몰아가야 했는지 현 정부가 원망스럽다"면서도 "야당의 정책적인 대안의 부재, 견제의 부재들이 결국 연말정산 사태를 초래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재철(NICE평가정보)씨는 "대출을 받을 때 은행 상품들을 보면 소득조건이 연 4000만 원 미만이다. 그런 사람들이 무슨 펀드를 만들 수 있나"면서 "실효성 없는 정책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