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요르단 기독교계가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잔인하게 처형된 마즈 알카사스베 중위를 추모하고 종교적 평화와 연합을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암만에 소재한 가톨릭미디어연구센터의 리파트 베이더 신부는 4일(현지시간) 가톨릭뉴스서비스와의 인터뷰에서 "기독교 교회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극악한 범죄 행위를 규탄한다"며, "요르단의 모든 국민들은 (비극적 사건 앞에) 압둘라 2세 국왕의 지도력 아래 국가적 연합을 강화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베이더 신부는 알카사스베 중위를 추모하는 기도회가 요르단 교회들에서 개최되고 있으며, 이 기도회는 또한 모든 종교들이 화합하고 공존하는 길을 찾을 수 있도록 기도하는 자리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화합을 통해서만 종교가 분열과 압제, 갈등의 도구가 아닌 평화와 공존, 연합의 도구로 쓰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요청은 알카사스베 중위의 살해에 분노한 요르단 정부에 보복성 공격보다는 평화를 조장하기 위한 노력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요르단 국왕인 압둘라 2세는 알카사스베 중위가 화형당하는 영상이 공개된 이후에 이에 대해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뒤 IS 공습을 지시했다. 5일 요르단군은 30대에 이르는 전투 제트기를 이끌고 시리아 내 IS의 훈련소와 무기고 등 군사시설들을 공습했다고 발표했다.
요르단 정부는 IS에 생포된 요르단 조종사가 화형당한 데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압둘라 2세는 또한 마즈 알카사스베의 고향을 찾아 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했으며, 그를 "순교자 알카사스베는 모든 요르단 국민들의 마음에 영원히 살아 있을 것"이라고 위로했다. 그는 또 "IS와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며, "우리의 종교와 국가, 국민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고도 약속했다.
한편, 알카사스베 중위를 산 채로 화형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은 그 잔혹성으로 인해 그동안 IS 격퇴에 미온적이었던 아랍권 국가들까지 반IS 연대에 가세하게끔 만들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날 기사에서 "요르단 조종사의 죽음 이후 아랍 국가들이 종파를 떠나 IS의 만행에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알카사스베 중위가 처형된 것으로 밝혀진 이후 요르단과 같은 수니파 이슬람인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카타르는 물론 시아파인 이란과 시리아도 IS를 규탄하는 성명을 냈으며, 터키도 IS 격퇴를 위한 국제연대에 가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