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지희 기자] 이슬람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IS(이슬람국가)가 요르단인 인질을 화형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기세를 떨치던 IS가 최근 국제동맹군의 폭격과 지상에서 맞서는 이라크군과 쿠르드군의 전열 회복으로 기세가 꺽이자 이같은 잔혹한 행위를 기획했다는 분석이다.
3일(현지시간) IS는 트위터를 통해 요르단군 전투기 조종사인 마즈 알카사스베(26) 중위를 화형시키는 22분 분량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IS 조직원들은 오렌지색 죄수복을 입은 알카사스베 중위를 야외에 설치된 철창에 가두고 몸에 불을 질러 살해했다. 알카사스베 중위는 F-16 전투기 조종사로 지난해 12월 미국이 주도한 국제동맹군의 IS 공급에 참가했다가 전투기 추락으로 IS에 생포됐다.
IS가 인질에게 화형을 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IS는 인질을 총살시키거나 참수해왔다. 점령지에서는 이라크·시리아 정부군, 반대파 등을 십자가에 매달거나, 돌로 쳐죽이거나, 산채로 매장하거나, 건물에서 떨어뜨리는 행위로 악명을 떨쳐왔다.
때문에 이번 화형을 두고 국제동맹군의 IS 공습에 따른 점령지 내 민간인 희생에 대한 방식 그대로 알카사스베 중위에게 적용했다는 분석이다. 자원봉사자나 기자 등 다른 인질과 달리 보복성 의미가 짙다. 실제로 IS는 살해 동영상 앞부분에 국제연합군의 공습으로 시리아 어린이가 죽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미 안보컨설팅 업체 '플래시포인트 인텔리전스'의 래이스 앨쿠리는 미국 NBC방송에서 "IS에겐 (알카사스베 중위의 화형은) 민간인과 어린이를 공습으로 불태워 죽인 것과 똑같다"며 "궁극적으로 '눈에는 눈'이라는 점을 말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IS가 화형이라는 '총격과 공포'의 방식으로 선전효과를 극대화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를 통해 수니파를 제외한 이들을 공포에 떨게 하면서 또한 같은 수니파 계열 극단주의 세력을 모집하기 위한 행동이라는 것이다.
한편, 아카사스베 중위의 화형소식을 들은 요르단은 분노했다. 수도 암만에서는 격분한 시민 수백 명이 거리로 뛰어나와 IS를 규탄했다.
요르단군은 "순교자의 피가 헛되지 않을 것"이라며 IS에 대한 복수를 공언했고 요르단 정부 관계자도 "신속한 대응으로 IS 무리를 완전히 파괴할 것"이라고 응징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