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정부가 소득 중심의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을 사실상 백지화를 시사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28일 취재진과 만나 "지역가입자의 부담을 줄이는 것은 이견이 없지만 근로소득자는 보수 외 소득이 있을 경우 세부담이 늘어나고 피부양자 부담이 늘어나면 불만이 있을 수 있다"며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한 부분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올해 안에는 개선안을 만들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문 장관은 내년 이후의 추진여부에 대해서도 "시간을 두고 검토하기로 했다"고 말을 아껴 사실상 전면 재검토 방침임을 시사한 것이다.
앞서 정부는 2013년 7월 소득 중심의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을 위해 전문가 16명으로 구성된 기획단을 출범해 기본방향을 논의해왔다.
직장 가입자의 경우 보험료 부과 대상 소득이 확대돼 근로소득 외에 2000만원을 넘는 이자, 배당금 등 금융소득, 연금소득, 기타소득 등 종합과세소득이 보험료에 반영되는 것이 핵심이다.
소득과 재산, 자동차에 건보료를 매긴 지역 가입자는 기본적으로 소득 중심의 정률로 보험료를 내고 자동차 기준은 폐지하는 안이다.
아울러 건보료를 내지 않던 직장 가입자의 피부양자(被扶養者)도 소득이 있다면 건강보험료를 부과하는 거시 타당하다고 뜻을 모았다.
결과적으로 보수 외 소득이 있는 직장 가입자는 보험료가 늘고 자영업자 등 지역 가입자는 대부분 보험료가 줄어드는 모형이다.
정부가 건보체계 개편안 마련을 중단키로 한 것은 최근 '연말정산 파문'이 커지는 상황에서, 고소득 직장인과 고소득 피부양자에게 보험료를 추가로 물리는 내용의 개편안이 나올 경우 이에 대한 반발이 커질수도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직장가입자, 지역가입자로 이원화돼 서로 다른 기준으로 건보료를 부과하는 현재 기준이 공정성과 형평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에 따라 소득 중심으로 단일화하기 위해 2013년부터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 기획단을 꾸려 논의를 진행했다.
문 장관은 "전반적인 방향과 형평성 제고를 생각하고 있는데 어느 계층에서는 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설득시키고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충분한 논리가 필요하고 설득할 시간도 얻는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국민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현 상황에서는 추진하기는 어렵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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