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파키스탄의 이슬람 근본주의 정당 지도자가 서구의 표현의 자유가 '제3차 세계대전'을 촉발시킬 것이라고 주장하며 유엔에 규제를 촉구했다.
정당 자마테 이슬라미(Jamaat-e Islami)를 이끌고 있는 시라줄 하크(Sirajul Haq)는 지난 23일(현지시간) 금요기도회 이후 파키스탄 각 도시들에서 개최된 프랑스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엡도 규탄 시위에 참석해 연설하면서 이와 같이 발언했다. 이 시위는 테러 사건 이후 지난 14일 처음 발간된 샤를리 엡도가 또 다시 마호메트를 풍자한 만평을 게재한 것을 규탄하며 열렸다.
하크는 연설에서 "이슬람의 선지자인 마호메트를 모독한 캐리커처를 실을 수 있는 자유를 언론사에 허락하는 서구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극단적인 지지가 결국 제3차 세계대전을 불러일으킬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무슬림들을 도발하는 이 같은 만평들에 서구가 관대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서구가 택한 이 길은 세계를 전쟁으로 빠뜨릴 것"이라고 밝혔다.
하크는 또한 프랑스 정부에 "수십억 무슬림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것에 대해서 사과하라"고 요구하며 그렇지 않을 시 프랑스 상품에 대한 불매 운동을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유엔이 나서서 언론사들의 종교적 모독을 금지시키는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촉구했다.
많은 서구 국가들에서는 이번 샤를리 엡도 테러 사건을 표현의 자유에 대한 테러 사건으로 규정하고 이 같은 폭력을 규탄하고 있지만, 이슬람권에서는 온건 무슬림 국가들에서조차도 샤를리 엡도를 신성 모독으로 규정하고 이에 항의하는 시위들이 일고 있다.
특히 코란에 따르면 마호메트를 그리는 것이 명확하게 금지되어 있는 사항은 아니지만, 일부 근본주의 무슬림들은 마호메트를 그리는 것은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이날 파키스탄 차르사다, 마르단, 페샤와르, 하자라, 샹글라, 치트랄, 모흐만드 등 지역에서 열린 샤를리 엡도 규탄 시위에는 각 지역에서 수백에서 수천 규모가 모였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일부 지역 시위에서는 종교 지도자들과 정치인들이 이슬람권에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기 위해 단결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