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전제' 없는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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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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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태 박사, '개혁주의 성경신학' 주제 발표
▲손석태 박사   ©오상아 기자

[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개신대학원대학교는 26일 오전 10시부터 '개혁신학을 말하다'는 주제로 2015 개신세미나를 종암중앙교회에서 개최했다.

'개혁주의 성경신학'을 주제로 발표한 손석태 박사(철학박사, 개신대학원대학교 명예총장)는 '개혁주의'에 대해 설명하며 "개혁주의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대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미국의 개혁주의 변증학자 R.C Soroul은 그의 책, 'What is Reformed Theology?'에서 하나님 중심의 신학, 하나님의 말씀만을 근거한 신학, 믿음만으로만 구원 받는다는 신학, 선지자.제사장.왕으로서의 그리스도에 헌신하는 신학, 그리고 흔히 알려진 계약신학의 신학이라고 그의 논지를 전개해 나간다"며 "말하자면 개혁주의는 하나님, 말씀, 믿음, 그리스도, 그리고 계약을 강조하는 신학이며 이러한 점이 가장 잘 반영된 것이 바로 칼빈의 오대강령이라고 소개한다"고 말했다.

이어 "개신대학원대학교의 신학적 정체성에 대해 '칼빈주의의 보수적 개혁신학'이다. 칼빈주의라는 말에 종교개혁자 가운데 루터나 쯔빙글리의 개혁사상과 구분하는 말이며, 여기에 보수라는 말을 굳이 사용하는 것은 칼빈주의 가운데도 보수주의와 자유주의 구분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칼빈주의적 보수 개혁이 잘 반영되고 함축된 말이 바로 우리 학교의 교훈인 '살리는 신학, 살아있는 목회'이다"며 "신학은 사람을 살리고, 가정을 살리고, 교회를 살리고, 교단을 살리고, 사회와 국가와 온 세계를 살리는 신학이어야 한다. 심지어 하나님을 무시하고 멸시하고 하나님이 없다고 하나님을 죽이는 이 세상에서 하나님을 살리는 신학을 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이 살리는 신학을 근거로 목회를 하되, 그 목회는 항상 살아 있어서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현재형의 신학, 그러니까 살리는 신학을 현재의 현장 목회에 적용하여 가시적인 결과가 나타나는 신학을 염두에 두는 말이 바로 '살아있는 목회'라는 의미이다"고 했다.

그는 "성경의 모든 가르침은 '살린다'이 한마디에 함축되어 있다. 살리는 것이 사랑이고, 살리는 것이 진리이고, 정의이고, 선이다. 살리는 것이 가장 최고의 예술이다. 요한1서 4:9에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에게 이렇게 나타났으니, 곧 하나님께서 자신의 유일하신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그분으로 말미암아 우리를 살리려는 것이다'라고 가르치고 있는데 바로 우리의 신학적 정체성이 가장 잘 표현된 말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혁주의 성경관'을 설명하며 손 박사는 "우리가 성경신학을 말할 때 항상 그 시작은 성경관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성경은 창세기 1:1에 '태초에 하나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라고 시작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성경의 대전제이다. 우리 기독교는 바로 이 전제를 받아들임으로 시작하는 것이다"며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우리를 가리켜 전제주의자라고 공격하지만 이 세상에는 전제가 없는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것이 없다. 중립과 객관의 가능성을 주장하는 자체가 벌써 전제이다. 모든 학문에는 중립이 없다. 무신론도 전제이고 신앙이다"고 변증했다.

그는 "창세기 1:1 이 한 구절에 창조 전 하나님의 존재와 창조에 대해 말해주고 있다. 스스로 계신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셨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유일하신 분이며, 전지전능하시며, 영원 무궁한 역사의 주관자, 곧 알파와 오메가이심을 선포하시는 것이다. 하나님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신 전지전능하신 분이시기에 죽은 자도 살리실 수 있고, 처녀의 몸에서 아들을 낳게 하실 수도 있고, 오병이어로 오천명을 먹이시며, 물 위를 걷게 하실 수 있다. 반석에서 샘물이 나게 하시며, 마른 막대기에 꽃이 피게 할 수 있다.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시기에 인간과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며 바로 여기서부터 성경의 영감과 무오가 가능한 것이다"고 했다.

이어 "성경의 영감과 무오를 믿기에 우리는 성경에 대한 모든 현대적 비평을 배격한다"며 "성경에 대한 모든 현대적 비평의 근본적인 원리와 철학은 성경이 하나님의 영감된 말씀이 아니고 인간이 쓴 책이라는 전제이다. 인간이 쓴 책이기 때문에 모든 다른 인간이 쓴 역사책이나 문학책과 같이 이것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인문학적 비평 방법을 동원하여 연구해야 된다는 주장을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오경의 문서설, 성경의 이중 혹은 삼중의 편집설, 성경의 기원에 대한 신화나 전설에 대한 구전, 성경의 고대 근동 문헌과의 연간성 내지 기원설 등을 주장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이 사용하는 방법이야 다르지만 그 기저에 깔려있는 철학은 성경은 인간이 쓴 책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모든 현대의 성경관을 배척한다"고 강조하며 "성경은 태초에 스스로 계신 전지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에게 주신 영감과 무오의 책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신앙과 신학과 교리의 첫걸음이다. 이 전제를 받아들이지 못한 사람은 결코 신자가 될 수 없고 신학을 해서는 안 되고, 목회를 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개혁주의 성경해석'에 관해서 손 박사는 "우리의 개혁주의 선배들은 개혁 사상의 가장 위대한 점은 새로운 성경해석의 도입이었다. 종교개혁 이전의 중세의 성경해석은 거의가 필로나 오리겐의 가르침을 따르는 영해, 곧 Allegorical Interpretation이었다. 영해란 저자가 의도하지 않은 깊은 뜻(deeper meaning)이나 숨겨진 뜻(hidden meaning)을 찾는 것이다. 칼빈은 이러한 영해야말로 마귀의 장난이라고 배격하고 '성경이 성경을 해석한다'는 성경해석의 기본원칙을 따라 성경 본문의 역사적, 문법적, 맥락적, 신학적 의미를 찾는 새로운 성경해석법을 가르치기 시작했다"며 "종교개혁은 성경의 발견과 더불어 새로운 성경해석법의 도입으로 말미암아 성경에서 발견한 기독교의 진리를 기초로 이루어진 개혁의 역사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통적 개신교는 바로 이 개혁자들의 종교개혁 이후 교회가 성경 중심으로 돌아왔다고 하지만 성경은 상당기간 동안 조직신학의 시녀노릇을 했다"며 "성경 자체의 해석과 가르침을 통해 도출된 신학 이론을 근거로 조직신학 체계를 세우고, 그것을 신앙과 목회에 적용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조직신학적 이론을 만들어 놓고 이것을 뒷받침하는 증거본문(Proof Text)으로 성경을 사용해왔다"고 했다.

그는 "그리하여 오랫동안 사실상 성경신학이라는 말 조차 없었다. 그러던 중 1787년 3월 30일 스위스의 알트도르트 대학의 신학 교수로 취임하는 요한 필립 가블러(John Philip Gabler)는 그의 교수 취임연설에서 '성경신학과 교의학의 올바른 구분에 대한 학술 강연'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하게 되었는데, 성경신학을 '성경의 종교적 개념을 역사적 사실로 알고 각가 다른 시대와 제목으로 구분하여 그 개념의 진행을 다른 단계로 취급하는 학문'이라고 정의했는데 여기서 그는 성경신학을 교의신학으로부터 분리하여 독립적으로 연구해야 할 것을 주장한 것이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18세기의 이성주의와 합리주의적 계몽 사상의 영향은 성경에 대한 비평적 접근에 대한 문을 열게 한다"며 "1753년 프랑스의 의사 쟝 아스투르(Jean Astruc)의 소책자가 성경비평학의 효시가 된다. 그는 창세기에 나타난 하나님의 두 이름 '엘로힘'과 '아도나이'를 근거하여 창세기는 J와 E라는 두 자료로 구성된 책이라고 주장하고 1780년 아히혼(Eichhorn)은 이 가설을 오경 전체에 확대해 오경의 마지막 편집자가 모세가 아니라는 주장을 했다. 이러한 주장을 뒤따라 성경신학은 성경 본문에 대한 자료비평, 역사 비평, 양식비평, 편집비평, 전승사비평 등 갖가지 문학비평을 동원해 성경 해석을 시도한다. 이러한 비평적 성경 해석 방법은 철저한 본문의 해체이다. 그리고 해석자의 전제와 가설에 따라 본문을 재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뿐만 아니라 19세기 초에 들어 슈라이어마허(Fredrich Schleiermacher)와 하르낙(Adolf von Harnack) 등 신구약 성경의 통일성을 부정하고 신약과 구약을 분리하여 기독교의 본질을 이해하려는 시도들이 신학계의 주된 논제들이 되고, 이들의 영향력은 급속도로 확산 되어갔다. 결국 이러한 자유주의자들의 성경 접근 방식은 성경의 통일성과 역사성을 부정하고, 성경을 한낱 이스라엘의 신앙고백서 내지 위대한 선지자들의 전설적인 무용담이나 설화를 담은 책으로 전락시켜 버린다"며 "성경이 더 이상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신학과 교회가 성경의 신적 권위를 부정함으로 성도들은 더 이상 교회에 매달릴 필요가 없게 됐다. 그리하여 성도들은 교회를 떠나고, 성경 말씀 중심으로 세워진 세상의 윤리와 도덕이 무너지게 되어 이 세상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과 타락과 부패의 늪으로 빠져들어가게 된 것이다. 기독교의 몰락이 서구 문명의 쇠퇴를 초래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자유주의 신학의 비평으로부터 성경을 구출하기 위한 운동이 일어나게 되었는데 바로 이것이 근본주의 운동, 복음주의 혹은 개혁주의 운동이다. 이와 더불어 일어난 운동이 정경비평, 문학비평이다. 특히 우리에게 관심을 끄는 것이 성경의 문학비평이라고 불리우는 성경의 문예적 접근이다. 이들은 성경을 분해하고 분석해서 교회에서 얻능 유익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으로부터 성경의 '최종본'(Final Form Approach)이란 말을 사용하게 되었다. 그들은 성경을 분해하려고 하지 말고, 우리에게 최종적으로 주어진 성경 본무에서 저자가 의도한 메시지를 찾자고 한 것이고, 이를 위하여 저자가 사용한 다양한 언어나 문법이나 문체, 비유나 은유 등 문예적 기법이나 고대 근동의 언어, 역사, 종교 등의 문학적 배경을 성경 해석에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뮬렌도르프 D,J.A.Clines, 웨스트민스터 교수였던 Tremper Longman 등이 앞장서서 주장한 이 수사비평(Rhetolical Cristicism)은 문학비평(Literary Critiscism), 혹은 본문의 미학적 요소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미학 비평(Aethetic Criticism)이라고 부른다. 이 문예적 접근은 문예적인 기교를 강조하다 보면 성경의 역사적 사실성을 약화시킨다는 비평도 있지만 그동안 자유주의자들의 성경에 대한 무자비한 비판에 대해 성경의 영감과 무오에 대한 변증과 보다 심오한 성경 해석의 가능성으 열어놓았다"며 "문예접근을 통해 복음주의자들은 창세기 창조기사의 편집설, 노아 홍수 이야기의 고대근동의 기원설, 시편의 다윗 저작설, 이사야를 비롯한 선지서의 저작설과 통일성 등에 대한 보수주의적 변증이 가능하게 됐다. 그러나 자유주의자들도 역시 문예비평을 선호하고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개혁주의 성경 해석은 구속사적 해석이다. 구속사란 하나님의 창조와 타락과 구원이 성경의 근간을 이루는 뼈대이며, 구속사의 중심주제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이다. 하나님께서 죄인들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역사적으로 어떻게 구주 예수 그리스도를 약속하시고, 준비하시고, 약속을 실현하시는가 하는 것을 체계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리스도를 목표로 이 구속사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끈, 혹은 맥이 바로 계약이다"며 "따라서 개혁신학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바로 계약신학이 되는 것이다"고 매듭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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