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조의 싸움이 또 다시 시작되면서 통합 작업에 먹구름이 일고 있다.
하나금융은 하나·외환은행의 통합 협상을 다시 진행하자고 요구하는 한편 외환 노조는 하나금융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 노조는 26일 외환은행을 상대로 지난해 노조 총회 참석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은 노조원 27명에 대한 징계 철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외환은행 노조는 이와 함께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하나·외환은행 통합과 관련한 예비인가 심사에 대해 숙고해 줄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
양 은행 통합을 전제로 대화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이 일방적으로 통합 절차를 밟는 것은 진정성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금융위는 26일 오전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상황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지난 19일 금융위원회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예비인가 신청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바 있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노조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합병 예비인가 신청서를 금융위에 제출했고, 금융위원회 역시 외환 노조에 대해 탄압과 압박을 가하면서 하나지주에 대해서는 온갖 편의와 특혜를 베풀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하나금융은 예비인가 신청서 제출 이후 끊긴 노사 협상을 재개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외환은행 경영진은 지난 23일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노조에 오는 26일 통합협상대표단 본협상을 열자고 제안했다.
은행 경영진은 고용안정, 인사원칙 및 근로조건 등 14가지 협상 의제를 제시한 후 현재의 협상 대표단과는 별도로 부·팀장 중심의 실무협상단을 구성해 협상을 해나가자고 요구했다.
경영진은 "조직과 직원에 이롭지 못한 소모적 다툼을 멈추고 조직과 직원들을 위한 실질적인 협상에 임해달라"며 "향후 진행될 협상에서 반대를 위한 반대, 무작정 시간끌기가 아닌 조직원이 원하는 실제적인 합의를 해달라"고 밝혔다.
같은 날 노조는 소송과 기자회견을, 사측은 노·사 본협상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오는 26일은 양측의 갈등이 깊어지거나 협상이 진전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