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일본과 이란이 8강에서 나란히 탈락하면서 한국 축구대표팀이 한층 부담을 덜게 됐다.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에 좋은 징조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오히려 방심은 금물이다. 내부에서 싹트는 자만을 다스리지 못한다면 우승에 대한 부푼 꿈은 물거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8강전 2경기가 열린 23일 예상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일본과 이란이 탈락하고 이라크와 아랍에미리트(UAE)가 4강에 올랐다.
가장 안도한 것은 한국팀일 것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아시아 랭킹 1위(51위)이자 그동안 한국팀의 '천적'으로 불릴 정도로 껄끄러운 상대였던 이란을 피했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설욕의 상대를 잃은 것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면서 편한 상대를 만나 다행이라는 선수들의 반응을 전했다.
이라크의 FIFA랭킹은 114위로 이번 아시안컵 참가국 중 세 번째로 낮았다. 쿠웨이트(125위), 팔레스타인(115위) 다음이 이라크다.
현재의 계량화된 수치를 기준으로 들이민다면 약체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라크는 그리 멀지 않은 과거인 2007년 우승컵을 들어올린 저력이 팀이다.
이번 대회에서는 특유의 끈끈한 축구로 8강까지 올랐다. 일본에게만 1골을 허용했을 뿐 2경기 동안 무실점 했다. 이란과의 8강에서는 3골을 먹히고도 3골을 넣는 집요함으로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따냈다.
이라크는 과거 아시안컵에서도 번번이 한국의 발목을 잡아 왔다. 1972년과 2007년 대회에서의 두 차례 맞대결 모두 승부차기 끝에 고개를 떨궈야 했다.
한국 축구는 그동안의 국제 대회에서 상대를 얕잡아 봤다가 큰 망신을 당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2014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에서의 알제리가 대표적인 예다.
러시아·알제리·벨기에 가운데 확실한 1승 제물 상대로 인식했다. 하지만 2-4로 대패한 뼈아픈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자만'은 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