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이른바 '땅콩 회항' 사태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아(40·여)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 대한 첫 공판이 19일 진행됐다.
이날 오후 서울서부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오성우)의 심리로 열린 조 전 부사장과 대한항공 여객승원부 여모(57) 상무, 국토교통부 김모(53) 감독관 등 3명에 대한 첫 공판에서 조 전 부사장은 여 상무, 김 감독관과 함께 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들어왔다.
조 전 부사장은 재판부를 향해 한 번 인사하고 자리에 앉아 고개를 숙였다. 검찰이 공소사실을 읽을 때 휴지로 얼굴을 닦기도 했다.
검찰과 조 전 부사장 측은 조 전 부사장의 항로변경죄 적용을 두고, 지상 경로를 항공기 항로로 볼 것인지 말 것인지를 두고 팽팽하게 맞섰다.
특히 '항공기 항로변경죄' 적용이 문제가 됐다.
항공보안법 42조에 따르면 위계나 위력으로 운항 중인 항공기 항로를 변경하게 해 정상 운항을 방해한 사람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이는 조 전 부사장에게 적용된 혐의 중 가장 중한 범죄에 속한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항공기가 활주로에 들어서서 되돌릴 수 없다는 박 모 사무장의 말을 조 씨가 듣고도 항공기를 돌리라 여러 차례 지시했다고 밝혔다.
항공보안법에 따라 문을 닫고 '운항' 상태에 들어간 항공기에 회항 지시를 내렸기 때문에, 항로변경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 씨 측은 이에 대해 반박했다.
항공기 항로는 일반적으로 공중 경로를 말하는 것이지, 지상 경로까지 포함하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당시 박 사무장이 기장에게, 조 씨가 객실서비스에 대해 화를 내고 해당 승무원을 내리게 하라는 요구를 전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조 씨 측은 해당 기장이 조 씨에게서 항공기를 돌리라는 지시를 직접 받은 적이 없다며 맞섰다.
조 씨와 함께 나온 여 상무와 국토부 조사관도 증거 인멸 혐의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했다.
이에 따라 '땅콩 회항'의 위법 여부를 둘러싼 검찰과 조 씨 측의 대립이 첨예해지면서, 법적 공방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조 전 부사장 등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30일 오후 2시30분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