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정치권은 19일 '13월의 월급'이라 불리는 연말정산이 '13월의 세금폭탄'으로 될 가능성이 커진 것에 대해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정부의 서민증세라고 꼬집었고 이에 여당은 진화에 나서면서 이번 연말정산이 야당이 합의한 법안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서영교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 브리핑을 통해 "13월의 보너스가 13월의 날벼락, 13월의 비명, 13월의 원망으로 변해가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거위의 깃털을 넘어서 직장인과 서민의 날개를 뽑아버렸다"며 "정부의 '직장인 날개 뽑기', '8700여억원의 갑질'은 너무나 가슴 아픈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은 김한길 대표를 중심으로 여의도 곳곳에 반대 서명 운동을 벌였다. 또 우리당 기재위 위원들이 모두가 전격 반대 해왔던 사안"이라며 "그럼에도 정부와 여당이 담합해서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들불처럼 번지는 조세 재앙이 어떤 결과로 다가오든지 박근혜 정부가 모두 책임져야 한다"며 "대한민국 서민들과 중산층들의 아우성과 고통을 대통령이 돌봐야 하는 것 아닌지 강력하게 문제를 지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원혜영 정치혁신실천위원장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자동차세, 주민세, 쓰레기봉투 값까지 서민 생활과 밀접한 모든 것의 인상이 예고돼 있다. 오르지 않는 건 법인세뿐"이라며 "박근혜 정부의 부자 감세는 신성불가침 영역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반면 새누리당 김현숙 원내대변인은 "일부 언론보도 등에서 올해 직장인이 환급받는 금액이 줄어들고, 추가로 납부하는 경우가 많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며 "이는 지난 2012년 9월부터 근로소득세 원천징수제도를 '많이 걷고 많이 환급'하던 방식에서 '적게 걷고 적게 환급'하는 방식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초 세법을 개정한 이유는 종전의 소득공제방식은 높은 세율이 적용되는 고소득자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고,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동일한 세제혜택을 적용하고자 교육비, 보험료, 기부금 등에 대해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전환됨에 따라 주로 연봉 7000만원 이상 직장인의 세부담이 증가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야당이 '서민증세', '13월의 세금폭탄'과 같은 선동적인 단어까지 써가면서 여론몰이에 몰입하는 것은 책임 있는 야당의 모습이 아니다"라면서 "게다가 개정된 세법은 여와 야가 함께 고민하고 심의하여 합의한 것임에도 새정치민주연합이 '나몰라라' 식으로 여당 책임론을 제기하는 것은 최소한의 정치도의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다만 "직장인들이 각자의 상황에 따라서는 연말정산시 환급액이 감소하거나 추가 납부하는 사례가 있는 등 편익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매월 월급에서 원천징수하는 금액을 적정화해 연말정산시 추가로 납부하는 사례가 최소화되도록 원천징수제도의 보완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야당 내에서도 이번 사태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 우윤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2013년 세법 개정 당시 우리 당 조세소위 위원들이 저지하려 했으나 정부 여당이 밀어붙였다. 저희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예산정책처에서 세수 추계가 나오는 대로 소득세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 원내대표는 세액공제 제도는 유지하되 공제율을 15%에서 5%포인트 정도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