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선교신문 이지희 기자] "선교는 주님이 오시는 마지막 때까지 감당해야 할 한국교회의 가장 중요한 사명이자 존재 이유입니다."
일반적으로 약 30%의 한국교회가 선교에 동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이 오늘날 세계선교의 선두주자로 우뚝 서기까지 이들 교회와 성도들의 열정과 헌신, 기도, 희생이 밑바탕이 되었음을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한국교회 상황이 어려워질수록 때에 따라 선교 예산을 축소하는 사례들도 종종 나타나고 있다. 교회가 긴축 예산을 운영하며 선교사나 목회자들의 선교비 지원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것이다. 특히 예산 규모가 작은 교회나 단체들은 더욱 그렇다.
한 선교지도자는 "선교에 동참하는 교회들은 선교의 필요성을 이미 인지하고 있는 곳이라 전과 비슷한 분위기"라면서도 "작은 교회나 단체들은 아무래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많게는 교회 예산의 60%를 선교에 사용하며, 지난 35년간 총 170억 원을 아낌없이 하나님 나라 확장에 사용한 교회가 있다.
최근 취임한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신임 대표회장 신동우 목사가 시무하는 산돌중앙교회는 해외선교를 어떤 사역보다 최우선순위에 두고 실천해 온 교회로 유명하다.
다음은 신동우 대표회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 산돌중앙교회는 선교하는 교회로 유명합니다. 선교에 헌신된 교회로 성장시킨 계기가 있습니까?
"제가 유아 세례교인인데, 27세 청년 때 거듭난 체험을 하고 나니 주님을 위해 더 열심히 일하고 싶었습니다. 기도원에서 3년간 기도하는 동안 성경을 많이 읽었는데, 그때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는 일이 선교인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내 인생을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신학 공부할 때부터 선교 열정을 가지고 선교회도 만들어 열심히 뛰어다녔습니다. 산돌중앙교회의 전신인 산돌선교회를 그때 만들었어요.
졸업 후 교회가 많지 않은 시흥에 산돌중앙교회를 개척했는데, 이 지역이 서울에서도 가난한 지역이었습니다. 안양천에 텐트를 치고 사는 이들도 교회에 나오고, 주변에 공장이 많으니 이른바 '공돌이', '공순이'분들도 많이 나와 교회 주축이 된 것입니다. 해외에 가본 적이 없는 이분들에게는 선교가 선뜻 와 닿지 않았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저는 '교회가 살 길은 선교밖에 없다', '우리가 가난해도 퍼주고, 나눠주고, 같이 쓸 때 하나님이 채우시고, 우리 조국을 축복하신다', '지금 우리가 힘들다고 종자를 먹어버리면 안 된다. 심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우리 교회 표어는 '오늘은 민족, 내일은 세계', '주여 할 일이 많습니다'였어요. 그렇게 출발해 여기까지 왔는데, 35년간 170억 원을 하나님께 드렸습니다.
IMF 전까지 많을 때는 교회 예산의 60%까지 선교비로 사용했습니다. 대형교회 목사님들도 어떻게 이 지역에 있는 교회가 선교에 그렇게 많은 돈을 쓸 수 있었냐고 깜짝 놀랍니다. KWMA 정기총회 때 많은 분께서 우리 교회에 오셨는데, 주차장이 없어 건너편 교회의 주차장을 빌렸어요. 제가 서울금천경찰서 경목실장을 하며 지역 경찰서와도 좋은 관계를 맺고 있어, 당시 경찰서에서 주차에도 적극 협조해 주었습니다. 170억이면 주변 땅을 모두 사서 수천 대가 주차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들었을 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고, 교회가 좀 불편하더라도 선교에 드렸습니다. 선교는 한국교회가 주님이 오시는 마지막 때까지 감당해야 할 사명입니다."
- 80여 개국을 다니시면서 좀 더 집중적으로 기도하고 투자하는 사역지가 있습니까?
"네팔이죠. 네팔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대학(리빙스톤 아카데미)까지 세워 총 학생이 570여 명, 교사가 40여 명이 있습니다. 글로벌 인재로 길러내기 위해 영어로 교육하는데 입학 경쟁률이 아주 높습니다. 학생들도 꿈이 큽니다. 한국의 연세대학교처럼, 앞으로 네팔의 다음세대를 이끌 인물들이 여기서 나올 것이라 믿습니다. 25년 전부터 네팔에 들어가 리서치하고 선교했는데, 학교 역사는 12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네팔에서 명문학교로 자리매김했어요. 지금까지 장소를 빌려서 사용했는데, 작년에 5억 7천 만 원을 들여 학교 땅을 구입했습니다. 앞으로 학교 건물을 짓기 시작해 종합적인 학교로 세울 계획입니다.
25년 전 네팔은 아주 깜깜한 나라였습니다. 한국 선교사는 한 명뿐이었고, 복음을 전하면 3년 징역, 세례를 주면 6년 징역을 사는 국가였습니다. 힌두교 세계본부도 거기 있어요. 그래서 전방개척지역인 네팔 선교를 목표로 삼고, 교육선교를 추구했습니다.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원동력도 교육이었던 것처럼, 네팔도 교육으로 접근하면 변화될 것으로 생각하고 뚫었더니 맞아떨어졌습니다. 보람 있고 감사한 일입니다."
- 해외선교뿐 아니라 지역사회를 섬기는 교회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산돌비전어린이합창단이 유명합니다. 또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음악을 접하기 어려운 지역 주민을 위해 봉사하고 있습니다. 2004년부터 산돌어린이도서관도 운영하고, 구청과도 관계가 좋아 지역의 불우이웃도 돕고 있습니다. 교회는 세계선교뿐 아니라 지역을 위해서도 존재하기 때문에, 지역사회를 섬기지 않는다면 교회의 사명을 다 하지 않는 것이지요."
- 세계선교를 위한 앞으로의 교회 비전이 있다면.
"산돌중앙교회의 남은 사명은 이 땅의 선교를 위해 존재하고, 선교의 열매를 맺는 교회로 끝까지 서는 것입니다. 그리고 선교 동원을 위해 많은 글로벌 인재, 각 분야의 평신도 선교사가 이곳에서 나오길 원합니다. 교회가 장학금을 주어 해외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고 있거나, 이미 마친 아이들이 10여 명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는 흔치 않은 일입니다."
- KWMA 회원단체와 임원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까.
"선교사와 교회가 실천적 선교를 하자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한국교회가 '왜 선교를 해야 하느냐(Way to mission)'는 선교의 당위성에 집중했다면, 이제 '어떻게 바르게 선교하느냐(How to mission)'에 집중할 시대입니다. 바른 선교를 하려면 혼자서는 어렵습니다. 교단과 선교단체, 교회가 연합해야 합니다. 그러면 한국교회가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전진할 수 있습니다.
또 전체 선교전략회의와 지역별 선교전략회의를 통해 한국선교의 방향이 제시되면 좋겠습니다. 세계 각국의 선교사들이 들어와 한국선교에 대해 의논하고, 세계선교의 총론을 모아 선교지와 나누면, 그 지역의 특수성에 맞게 적용하게 하는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꼭 전할 말씀이 있다면.
"교회가 선교할 때, 부분적 선교가 아닌 총체적 선교(holistic mission, 통전적 선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복음전도뿐 아니라, 우리 개인의 삶과 사회 모든 분야까지 총체적으로 접근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가는 선교사와 보내는(후원) 선교사를 동원하고, 현지인을 초청해 인적 개발도 해야 합니다. 한 예로 저희 교회는 네팔 현지인을 초청해 아세아연합신학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도록 했습니다. 학비, 경비뿐 아니라 현지 가족 생활비까지 대주면서 현지인 인재를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난 성탄절 때는 그 학생에게 비행기 표를 사줘 네팔에서 가족과 보내게 했습니다. 현지인이 선교 의식을 가지면, 한국인보다 몇 배 더 효과적으로 사역할 수 있으니 이들을 한국에 데려오는 선교를 하는 것입니다.
또 이미 한국에 온 외국인 근로자, 유학생들을 섬기고 변화시키면 이들이 본국에 돌아가 한국의 민간외교관이 될 겁니다. 이는 애국하는 일이기도 해요. 저는 지난 1월 1일 CTS 강당에서 8백여 명의 외국인 근로자, 유학생을 대상으로 설교했습니다. 한국에서 돈 벌고 공부하는 것보다 더 큰 축복은 하나님을 믿는 것이라고 위로해 주었어요. 하나님을 통해 여러분 나라가 바뀌고 다음세대를 바꿀 수 있다고 말입니다. 이처럼 총체적 선교를 추구해야 살아 움직이고 감동이 있으며, 실천적인 선교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