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국책 연구기관이 국제유가가 배럴당 49달러까지 떨어질 경우 우리 경제성장률이 0.2%포인트 상승한다는 전망을 내놨다.
유가가 하락할수록 경제성장률과 국민소득은 높아지고 경상수지 흑자폭도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7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5개 연구기관이 발표한 '유가하락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49달러까지 추가 하락하는 경우 우리 경제성장률은 0.2% 상승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또 물가상승률은 0.4%포인트 하락하고 경상수지 흑자폭은 112억 달러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원유공급 과잉이 확대되고 산유국과 신흥국의 금융위기가 이어지면서 세계경제 성장세가 위축될 경우 유가가 추가하락 할 수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일부 국가에서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추가적인 유가 하락세 지속에 따른 긍정적 효과가 크게 나타나면서 여전히 우리 경제의 회복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KDI는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내외를 기록한다는 전제 하에서 우리 경제가 3.5%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5개 국책연구기관은 유가가 ▲49달러까지 떨어질 경우 ▲60달러 초반대를 유지할 경우 ▲84달러까지 회복되는 경우 등 3개 시나리오에 따라 우리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유가 하락세가 진정되면서 60달러 초반대에 머무는 '기준 시나리오'의 경우에는 경제성장률이 0.1%포인트 가량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물가상승률은 0.1%포인트 하락하고 경상수지 흑자폭은 52억 달러 가량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유가가 현재 수준보다 상승해 배럴당 84달러 수준까지 회복되는 경우에는 경제성장률이 0.2%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물가상승률은 0.2%포인트 상승하고 경상수지 흑자폭은 60억달러 가량 축소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국제유가가 공급측 요인 만으로 10% 하락할 경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약 0.16%포인트, 국민소득은 0.33%포인트 가량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 경우 경상수지 흑자폭은 약 52억 달러 확대되고 소비자물가는 0.14%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민간소비는 0.06%포인트, 총투자는 0.10%포인트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세계경제 성장률 둔화'라는 수요 측 요인이 크게 작용해 유가가 하락한 경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약 0.02%포인트, 국민소득은 0.17%포인트 증가하고 소비자물가는 0.16%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유가 하락으로 우리나라에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우리나라는 외환보유액, 경상수지, 대외채무 등 취약성 지표로 볼때 금융위기 가능성이 매우 낮은 그룹으로 분류됐다.
보고서는 "총지불부담(경상수지+단기외채) 대비 외환보유액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산유국 중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국가는 금융위기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러시아와 베네수엘라는 금융위기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것으로 예측됐다.
보고서는 "일부 산유국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하더라도 유가가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면 세계 경제에 여전히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세계 경제 및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가능성은 높지 않으나 유가 하락에 따른 일부 산유국의 금융 위기가 미국 금리인상 등과 중첩되면서 신흥국으로부터 자본의 급격한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다소 약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고조될 경우 한국 시장에서 자본이 유출될 위험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