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K "본질 잃어버린 한국교회에 '광야의 소리' 외치겠다"

5일 오후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하례회 및 신년예배 드려; 김영주 총무, 총무선거 난맥상 사과…"특히 예장 통합 여러분께 사과"
▲NCCK 하례회 및 신년예배가 진행되고 있다.   ©이동윤 기자

[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김영주)가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흔들리는 교회, 다시 광야로!'라는 주제로 하례회 및 신년예배를 드렸다. NCCK는 이날 예배를 통해 광야로 나가는 초심을 회복, 한국교회와 우리 사회를 변화·개혁하며 연합과 일치의 '에큐메니칼' 운동에 더욱 매진할 것임을 천명했다.

이날 예배는 교계 인사들과 NCCK 회원교단 관계자들이 참석, 자리를 가득 메우며 성황리에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새해를 맞는 기쁨과 설레임으로 서로에게 인사하며 교제를 나눴고, NCCK가 교계와 우리 사회에 큰 역할을 해주길 기대했다.

▲황용대 목사(NCCK 회장, 기장 총회장).   ©이동윤 기자

예배는 함동근 목사(NCCK 부회장, 기하성 서대문 총회장)의 집례로 성여자 목사(기독교대한복음교회)의 기도, 조성훈 청년회장(기독교한국루터회 청년연합회)의 성경봉독,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 직원의 특송에 이어 NCCK 회장 황용대 목사(기장 총회장)가 '흔들리는 교회, 다시 광야로'라는 제하로 설교했다.

황 목사는 "광야는 춥고, 또 매우 더운 곳이다. 생존 자체가 위협을 받고 견디기 힘들다. 그렇지만 이 때문에 하나님을 더욱 의지해야만 하는 곳"이라며 "우리 사회는 권력과 이기적 욕망의 자본 위에 서있다. 오늘의 사회에서 흔들리지 않기 위해 광야는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각오를 밝혔다.

황 목사는 "우리가 다시 한 번 광야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독버섯과 같은 탐욕과 세속의 물결을 우리를 휩쓸고 있다. 세속적 사회와 우리 안의 욕망 때문에 우리는 매우 흔들리고 있다"며 "광야 생활의 특징은 단순함과 순수함이며 고독과 외로움으로 다시 말할 수 있다. 이것은 바로 신앙의 뿌리이자 기초다. 광야에서 우리는 본질을 잃어버린 한국교회를 향해 '광야의 소리'를 외치는 주인공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분열된 한국교회가 연합과 일치의 모습으로 거듭나야, 민족의 평화통일도 허락될 것"이라며 "혼돈에 빠진 우리 사회와 교회를 하나됨으로 치유하기 위해, 에큐메니칼 운동을 통해 더 크게 품어야 한다"고 권면했다.

▲NCCK 신년예배 및 하례회 모습.   ©이동윤 기자

이후 이경호 신부(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 주임사제)는 '한국교회 일치와 공공성 회복을 위해', 김명희 권사(기장 여신도회 회장)은 '한국사회의 정의·평화·생명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강인선 목사(기하성 여의도 부총무)는 '남과 북의 화해와 우리민족의 하나됨을 위해' 각각 특별기도를 했다.

이경호 신부는 특별기도에서 "우리 사회에서 교회의 신뢰가 떨어지고 있으며, 세상에서 빛과 소금이 되라고 하셨지만 온전히 실천하지 못했음을 고백드린다. 새해에는 한국 현대사를 끌어왔던 지도력을 회복하고 신뢰받으며, 하나님의 참 뜻을 펴는 교회가 되게 하소서. 먼저 사회가 지탄하는 일을 바로 잡게 하시고, 공공성을 회복해 하나님의 교회로서 그리고 공공의 교회로서 거듭나게 하소서"라고 전했고, 회중들은 "비뚤어진 세상에서 하나님의 흠없는 자녀가 돼, 하늘을 비추는 별들처럼 빛을 내는 교회가 되겠사오니 우리 기도를 들어주옵소서"라고 화답했다.

김명희 권사는 "불의와 부정의 길이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많은 이들이 그 길을 따라가도 있다. 가진 자들은 더 많이 갖기 위해 불법과 불의한 방법을 동원해 부를 축적하고 있으며,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은 그나마 가진 것도 빼앗길 수밖에 없는 서글픈 세상"이라며 "예언자의 전통을 따라 불의와 불법이 있는 곳에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당신의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게 하시고, 마르지 않는 강이 되게 해주옵소서"라고 기도했다.

강인선 목사는 "남북이 화해하고 공동번영을 위한 평화의 대화와 만남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시고, 한민족이 한 마음으로 광복의 기쁨을 나눴던 것처럼 남북통일의 기쁨까지 허락해 주옵소서. 하루 속히 한 마음으로 하나되는 놀라운 역사를 우리로 하여금 볼 수 있게 하시소, 하나됨을 통해 서로 협력하며 살아갈 수 있는 우리 민족이 되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했다.

이어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전용재 목사(NCCK 부회장, )의 집례로 성찬식이 진행됐다.

성찬식 후 NCCK 총무 김영주 목사가 신년인사를 전했다. 김 총무는 먼저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형제 교단과 관계자들을 비롯, 특히 예장 통합 총회 여러분께 마음의 상처와 염려를 끼쳐드려 사과드린다"며 유감을 표했다.

김 총무는 "모든 것이 저의 부덕함이며, 화해와 평화의 하나님을 통해 모든 상처가 치유되고 우리를 하나로 만들어주시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김 총무는 또 "종교개혁자들은 성서와 믿음에서 구원을 찾으려고 했으며, 개신교는 신앙의 본래성을 회복하기 위해 나왔다"면서 "하지만 오늘날 한국 개신교는 개혁의 후예가 아니라 대상으로 전락했으며, 사회적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교단 수는 수백 개로 나눠졌고, 연합기구는 우후죽순으로 늘어났다. 교인 수는 줄고 교회 재정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미래세대가 현격히 줄어들고 있다"며 "이러한 심각한 현실을 바라보며 우리는 참회하고 신앙의 처음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김 총무는 "NCCK가 올해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힘쓰며, 우리 사회의 갈등과 반목 및 증오를 화해·화목·이해로 바꾸기 위해 초석을 놓는다면 바랄 것이 없겠다"며 "올 한 해도 한국교회와 모든 이들에게 은총에 은총이 더해지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이어 예배는 결단찬송과 박종덕 사관(NCCK 부회장, 한국구세군 사령관)의 축도로 모든 순서를 마쳤다. 예배 후 참석자들은 준비된 다과로 친교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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