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전 승리 챙긴 슈틸리케 감독...깊어지는 포지션별 고민

▲4일 오후(현지시각) 호주 시드니 퍼텍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대비 대한민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평가전 경기에서 한국 이정협이 후반 두번째 골을 넣고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오는 10일(현지시각) 호주 캔버라에서 열리는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오만과 첫 게임을 펼친다. 2015.01.04.   ©뉴시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승리를 챙겼다. 이에 따라 팀에 대한 그의 포지션별 고민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4일 오후 호주 시드니의 퍼텍 경기장에서 열린 사우디와의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내용과 결과를 모두 챙기겠다는 슈틸리케 감독은 승리라는 결과만을 얻은 채 또 다른 고민을 안게됐다.

한국은 감독의 평가대로 전반전에는 볼 키핑, 패스 등에서 많은 문제를 노출했다.

이근호(30·엘 자이시)를 원톱으로 하고 구자철(26·마인츠)에게 2선 공격을 이끈 공격진도 상대 수비진을 쉽게 뚫지 못했다. 왼쪽 미드필더 손흥민(23·레버쿠젠) 정도만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중원의 핵심 기성용(26·스완지시티)의 공백을 여실히 확인했다. 수비적 성향이 강한 박주호(28·마인츠)와 한국영(25·카타르SC)이 책임진 허리 미드필더 라인은 공수조율에 어려움을 겪었다. 전방으로 찔러주는 침투패스 능력도 떨어졌다.

수비라인은 더욱 큰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어느 포지션보다 안정돼야 할 포백은 계속된 실험으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센터백 2명은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계속 바뀌고 있다.

김기희(26·전북)-곽태휘(33·알 힐랄)로 시작된 센터백은 김영권(25·광저우 헝다)-김주영(26·상하이 둥야) 조합과 홍정호(26·아우크스부르크)-김영권, 곽태휘-장현수(24·광저우 푸리)를 거쳐 사우디전에서는 장현수-김주영 조합으로 바뀌었다.

사우디전을 책임진 장현수-김주영 센터백도 합격점을 받기에는 많이 부족했다. 공을 걷어내는 과정이 미숙해 위험한 장면을 연출했고, 개인기가 좋은 사우디의 공격수들에게 여러차례 슈팅을 허용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슈틸리케 감독의 실험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전 후반전에 보여줬던 조합이 인상적이었던 만큼 그 뼈대를 토대로 변화를 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4명을 교체투입했다. 이근호를 빼고 조영철(25·카타르SC)를 전방으로 올렸다. 구자철을 불러들이고 남태희(24·레퀴야)를 2선 공격수로 활용했다. 조영철 자리였던 오른쪽 미드필더는 한교원(25·전북)으로 메웠다.

지난해 11월 이란과의 평가전에 이어 2연속 최전방 공격수에 기용된 이근호는 사실상의 제로톱(가짜 공격수) 전술 이해도가 떨어졌다. 수비수를 달고 나오며 뒷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이 부족했다.

이근호의 경우 오히려 측면에 섰을 때 파괴력이 더욱 좋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조영철과 함께 이근호에게 맞는 최적의 자리를 찾기 위한 실험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슈틸리케 감독이 직접 발굴한 이정협(24·상주)은 A매치 데뷔전에서 원샷 원킬 능력을 선보이며 조커로써의 활용가치를 높였다.

구자철의 경우 남태희와의 경쟁력에서 밀린 모양새다. 일선 공격수와의 연계 플레이는 나오지 않았고 전방에서 볼을 자주 뺏겼다. 후반전, 남태희가 들어갔을 때 오히려 공격력이 살아났다.

상대적으로 측면 미드필더는 탄탄하다. 손흥민과 함께 이청용(28·볼턴)이 붙박이 좌우 측면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직선적인 움직임이 좋고 결정력도 갖추고 있다. 화려한 테크니션으로 통하는 이청용은 공간 창출 능력이 뛰어나다.

문제를 노출했던 중앙미드필더 자리에는 기성용의 합류로 기존 한국영과 더블 볼란치를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

사우디전에서 후반전 교체 투입을 통해 중앙에 섰던 이명주는 경우에 따라 수비형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오가며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팔방미인' 박주호는 김진수와 함께 왼쪽 측면 수비를 번갈아 가며 맡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가장 치열했던 골키퍼 경쟁에서는 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이 비교 우위를 점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5경기에서 3경기를 선발로 나왔다.

선발로 출전해 전반 45분을 소화했던 사우디전에서는 여러 차례 선방쇼를 펼치며 안정된 경기를 이끌었다. 김승규(25·울산)와 정성룡(30·수원)에게 앞서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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