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선교신문 이지희 기자] 인도의 힌두민족주의단체가 기독교인과 무슬림을 상대로 대규모 개종에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오픈도어선교회는 '민족봉사단'(RSS·Rashtriya Swayamsevak Sangh)이 지난 12월 초 무슬림 수백 명을 강제로 개종시키고, 25일에는 성탄절을 이용해 기독교인을 힌두교로 개종시키려는 행사들을 계획했다고 3일 밝혔다.
RSS는 인도 집권당인 인도국민당(BJP)의 모체로, BJP가 지난 5월 총선에서 의회 다수당이 되고, 총리 후보로 내세운 나렌드라 모디(Nerandra Modi)가 총리로 취임한 이후 세력을 확장해 왔다. RSS의 총재 모한 바그와트(Mohan Mhagwat)는 12월 20일 세계힌두위원회(V.H.P, Vishawa Hindu Parishad)가 기독교인과 무슬림의 힌두교 개종을 축하하는 행사에서 "인도는 바로 우리 힌두의 국가이며 조직"이라는 성명을 내고 "우리는 잃어버린 자들을 되찾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20일 구자라트 주에서 기독교인 5백여 명의 힌두교 개종식을 거행했다고 밝혔다. 또 다음날에는 인도 기독교의 심장부인 켈라라의 힌두 성전에서 30명의 크리스천이 힌두교로 역개종하는 장면을 한 방송매체를 통해 내보냈다. 인도 남부의 켈라라는 3천5백만 인구 중 약 5분의 1이 크리스천인 것으로 파악된다.
RSS의 힌두교로의 개종 노력은 국회와 일부 정치인의 반대에도 계속되고 있다. 또 힌두 민족주의자들은 더 많은 정당이 반개종 법안을 지지하는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다. 모디 정부와 BJP는 "헌법상 개종의 자유가 있고, 정부는 강제 개종에 어떠한 역할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냈지만, 무슬림과 기독교인들은 이들이 RSS의 활동을 방조했다고 보고 있다. 또 야당은 대규모 역개종 움직임의 배후에 정부가 관여했고, 모디 총리가 국회에서 이 문제를 명확히 다루지 않고 침묵하는 것은 RSS의 불법 활동을 눈감아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RSS는 1925년 인도 지도자 마하트마 간디에 반발하여 출범했으며, 1980년 창당된 BJP는 RSS의 정치 기구다. 모디 총리는 2002년 힌두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무슬림 790여 명이 집단 학살된 구자라트주 폭동 당시 구자라트 주 총리에 취임한 직후였다. 당시에도 그는 힌두 우파를 선동해 무슬림 집단 학살을 불러왔으며, 이를 방조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모디는 8살 때인 1958년 고향 바드나가르에서 RSS의 소년 자원봉사단원으로 가입했다.
인도의 힌두교인 비율은 80.5%이며, 무슬림 13.4%, 크리스천 2.3%, 시크교 1.9%, 기타 종교로 조로아스터교 등을 믿는다. 다른 종교로의 개종은 허용되지만 강제 개종, 속임수를 쓰거나 돈을 주고 개종시키는 것은 불법으로 처벌된다. 그러나 힌두교 극단주의자들은 "무슬림과 크리스천들은 과거에 많은 힌두교인을 강제로 개종시켰다"고 주장하며 힌두교로의 강제 개종이 정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도 29개주 중 7개 주에는 강제개종금지법이 있지만, 이 법은 오히려 교회와 기독교인들을 박해하고 공격하는 구실이 되기도 한다.
오픈도어는 "힌두교 민족주의 단체들은 역개종 행사를 통해서도 나타난 것처럼 무력 행동도 서슴지 않으려 한다"며 "소수 종교인 크리스천들이 믿음을 지킬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고, 민족주의자들의 완고한 자세가 변화되도록, 복음이 자유롭게 전파되고 확장되도록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인도에서 종교의 자유, 개종의 자유가 허락되고 반개종법이 힘을 잃도록 기도해 달라"고 덧붙였다.